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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미디어] 우리농운동은 하느님 은총에 대한 겸손한 응답
  • 작성자 홍보전산
  • 작성일 2025-10-28 오전 11:05:10
  • 조   회 41

가을걷이 감사 미사와 도농한마당 잔치 열려

26일 ‘2025 가을걷이 감사 미사와 도농한마당 잔치’가 서울대교구 명동대성당과 가톨릭회관 일대에서 열렸다.

행사는 서울대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가 주최하고, 각 교구 가톨릭농민회와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가 참여했다. 이번 미사와 한마당에는 서울대교구를 비롯한 11개 교구 농민회와 천주교농부학교가 함께했다.

각 교구 농민회에서 생명농업 방식으로 생산한 농산물을 도시 소비자들에게 직접 선보이는 한편, 비빔밥과 메밀전, 우리농 한우불고기, 대하찜 등 지역 특산물로 만든 먹거리 잔치도 펼쳐졌다. 가을걷이 감사 미사는 12시에 봉헌했다.

우리농산물 직거래 나눔 장터에서 한아름 장을 본 석관동 성당 신자들은 “신부님의 소개로 도농한마당에 오게 됐다”며, “오늘 처음 우리농산물을 구매했는데, 신선하고 품질이 좋았다. 가톨릭농민회가 생산한 생명농산물이라 믿고 살 수 있었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26일 명동대성당 앞마당에 차린 각 교구 생명농산물 판매대에서 농산물에 대해 이모저모 묻고 구매하는 이들. ⓒ정현진 기자
"우리 땅에서 자란 작물이 나의 일상 속으로" 작물 잉크 도장 놀이에 참여한 아이들. ⓒ정현진 기자  
가톨릭농민회는 소농, 다품종을 지향한다. 명동대성당 입구에 전시된 구조물. ⓒ정현진 기자  

"농사짓는 이들의 마음, 조금 더 헤아려 주길"
농산물은 가격 논리로 따질 수 없다

올해 혹독한 더위, 가을장마라고 부를 만큼 비가 많이 온 예상할 수 없는 날씨로 농사 상황이 어떤지 농민들에게 물었다.

전주교구 진안분회원 한영석 농민(베드로)은 “올해 거의 모든 작물의 수확량이 30-40퍼센트 줄었다. 특히 배추는 완전히 버리다시피...”라며 말끝을 흐렸다. 호두와 고춧가루, 취나물을 팔던 그는 “농사 상황은 안 좋지만, 이렇게 와서 사람들과 만나고 농산물을 직접 팔다 보니 기분이 좋다”며, “도시 소비자들이 공산품은 필요하면 그냥 사지만, 농산물은 조금만 비싸도 민감해진다. 농산물은 1년에 한 번 나오는 것인데... 농사짓는 이들의 심정을 조금만 더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허춘학 농민(프란치스코, 안동교구 쌍호분회)도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원래 일정대로면 겨울 작물 파종을 마쳤어야 하는데, 계속 내리는 비로 땅에 물이 차, 파종을 못했다"며, "늦게라도 땅이 말라 파종하면 다행이지만, 급격히 추워지면 땅이 얼어 영영 시기를 놓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큰일이지만, 대책이 없다. 내년까지 쉬게 될 수도 있다”는 그는 “있는 농산물이라도 출하하고 싶은데 그마저도 없다. 올해 쌀 물량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걱정했다. 이어 “쌀이 남아돈다며 콩이나 다른 것 심으라고 한 결과가 어떨지 알 수 없다. 농민들이 나이 들어 농사를 못 지으니 논도 농어촌공사에서 모두 사들였지 않나. 그렇게 판 땅에는 쌀을 심고 싶어도 심지 못한다. 어떻게 하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농산물, 쌀값이 오르면 비싸다고 하지만, 쌀보다 비싼 커피는 선뜻 사 먹는 게 현실"이라며, 가격·산업 논리로 땅과 농산물을 대하는 세태에 에둘러 쓴소리를 했다.

미사에 참례한 가톨릭농민회 회원들. ⓒ정현진 기자
이날 가을걷이 감사 미사는 가톨릭농민회와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사제단이 함께 집전했다. ⓒ정현진 기자  
정성껏 심고 가꾼 생명 농산물을 봉헌하는 가농 회원들. ⓒ정현진 기자  

“생태계 회복, 우리농운동이 그 길”
자연 훼손, 개발, 낭비... '겸손히 회개' 당부

이날 가을걷이 감사 미사는 가농·우리농 회원과 신자들이 참여했고, 각 교구 가톨릭농민회 사제단과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사제단이 공동 집전했다. 주례와 강론은 윤병길 신부(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장)가 맡았다.

농민의 아들로 자라면서, 먹거리의 소중함을 기억하며 살아왔다는 윤 신부는 최근 수확 철 잦은 비를 걱정했다. 그는 “농사는 날씨를 주관하시는 하느님의 손길을 직접 체험하는 일이며, 주어진 환경에서 인간이 하느님 은총에 의지하며 겸손하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우리의 고향으로 남아 있는 농촌, 특히 땀 흘려 수고한 농촌의 형제자매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도시에 사는 우리가 감사하는 마음을 나누고 기억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과도한 소비와 개발로 자연을 훼손하고 오염시키는 것은 하느님 은총을 거스르는 잘못이며 범죄”라고 강조했다.

윤 신부는 "인간이 없다면 100년 뒤, 지구 생태계가 회복된다는 다큐멘터리 내용이 있다. 이는 인간이 자연을 얼마나 훼손하는지에 대한 반증"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우리는 진정한 회개의 삶으로 생태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그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이다. 이 운동은 하느님 은총에 대한 겸손한 응답”이라고 했다.

그는 "후손들에게 물려줄 이 지구, 공동의 집이 잘 보존되고 복원되기를 희망한다"며, “내 것이라 착각하며 소비한 자연은 함께 아끼고 사용하는 공동의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개발을 명분으로 소홀히 하고 낭비했던 자연과 생명 앞에서, 오늘 복음에 나오는 세리처럼 겸손한 회개의 기도를 바치자”고 말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2025.10.27

https://www.catholic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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