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교구장이셨던 두 봉 레나도 주교는 교구장 취임 떄부터 한국교회의 발전에 비추어 방인 주교가 교구를 맡아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그에 따라 취임 후 21년간 4차례나 사직의사를 교황청에 밝힌바 있었고, 마침내 로마 교황청은 1990년 10월 31일 대구교구 소속 박석희 이냐시오 신부를 새 교구장에 임명함으로서 이 원의는 실현되었다. 이로써 안동교구는 초창기의 교구정착 과정을 거쳐서 이제 새로운 발전의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이다.
지역 안에 더욱 열린교회 - 교구의 정착과 발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라는 사목표어를 가지고 제2대 교구장으로 취임한 박석희 아냐시오 주교는 지역사회에 열린 교회라는 전통을 더욱 발전시켜서 지역민들에게 더욱 봉사하는 교회상을 만드려고 노력하였다.
절대적 빈곤의 탈피와 생계유지를 위한 노력에서부터, 이제는 삶의 질을 좀더 향상시키는 방향에서 교구의 관심이 더욱 커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로써 교구 내에 사회복지사업이 강조되어 박석희 주교의 재임기간에 19개의 사회복지시설이 생겨나게된 것이다.
박석희 주교는 본당이 지역의 복지관으로서의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하면서 지역사회 안에서 지역민들의 고통을 껴안고 함께하는 교회로서의 안동교구를 발전시켜 나갔다.
순교신앙 - 안동교구 영성의 뿌리
이러한 영성의 뿌리는 바로 이곳 안동교구 지역에 뿌리깊게 자리 잡은 순교 성인들의 삶에 있다고 본 박석희 주교는 한편으로 순교신앙의 계승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수 차례 걸쳐 신앙의 뿌리찾기 운동이 이루어 졌고 그 결과로 여러 개의 순교신앙 성지가 조성되었다. 또한 순교신앙을 이어받아 오늘의 삶으로 승화시킬 수 있도록 최초의 수덕자 홍유한 선생의 묘소를 조성하고 그 옆에 우곡 피정의 집과 청소년 수련원을 건립하게 된 것이다.
안동교구의 이러한 모든 노력들은 마침내 25주년을 맞으며 개최된 교구설정 25주년 기념행사를 통하여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게 된다. 25주년 기념행사의 주된 정신에서도 볼 수 있듯이 안동교구의 25년의 삶은 바로 “1) 믿음과 삶이 하나 2) 지역민, 지역사회에 열린교회 3)작은 교회 지향 4) 신앙 선조들의 신앙계승 5) 생명이신 하느님께 돌아가자”를 실현시키기 위한 쉼 없는 노력이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25주년을 맞이하면서 자체 교육관 건립을 추진하였는데 1995년도에 시작된 이 교육관은 1997년 9월에 준공되면서 지역민들에게 열린 교육과 기도와 휴식의 공간임을 천명하게 되었다.
농민운동 : 생명운동
농촌의 문제는 역시 안동교구의 가장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었다. 생명운동으로 전환된 가톨릭 농민회의 방향과 더불어 교구내 소공동체적인 생명운동으로서 시작된 “생명의 공동체”는 더욱 발전되어 교구내 각 지구에 소공동체 형식으로 소비자와 생산자의 모임이 만들어 지게 되었다. 또한 가톨릭 농민회를 주축으로 만들어진 “우리 농산 한 생명”사업은 대구 대교구와 연계하여 도시 소비자들에게 생명의 먹거리를, 농촌의 농민에게는 노동의 댓가를 보장하는 생협형태의 것으로서 우리나라 생협운동의 초창기 모델이 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공동체 운동을 통하여 생명의 소중함과 우리 먹거리의 소중함을 도시 소비자들에게 일깨워 주면서, 더불어 우리가 함께 살아가야 할 주위의 자연들의 소중함도 일깨워 주기 시작하였다. 농민운동에서 시작된 생명운동은 전 교구 신자들에게 확산되고 한국 천주교회의 방향에도 주된 영향을 주게되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2000년 대희년을 맞이하여 9월 24일에 안동교구에서 전국 생명 · 환경 신앙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이러한 노력의 열매를 보게된 것이다.
박석희 이냐시오 주교의 선종
그러나 채 이 희년의 축제가 끝나기도 전 2000년 10월 9일 10년간의 새로운 교구발전을 위해 노력하시던 박석희 이냐시오 주교는 60세의 나이로 주님의 품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한창 건강해 보이시던 주교님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실로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교구 참사회의에서는 비상회의를 소집하여 김욱태 레오 신부를 교구장 직무대행으로 임명하였다. 직무대행체제에 들어간 교구는 박석희 주교의 장례와 함께 교구의 모든 본당을 수습하면서 또한 새로운 교구장을 빨리 얻게 해달라고 기도하였다.
그럼에도 갑작스러운 사건이라 교구장의 공석 상태는 1년여의 기간동안 지속되었고, 마침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2001년 10월 31일에서야 안동교구 쌍호공소 출신의 권혁주 요한 크리소스토모 신부를 새로운 교구장에 임명하게 된 것이다.
사목표어/문장해설
사목표어 : IN CHRISTO IESU(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세계를 뜻하는 사각형 안의 큰 원은 성체를 상징하며, 원과 사각에 이어진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시작이요 마침이신 주 예수를 상징한다.
십자가 아래 기둥은 주교직. 그리고 오른쪽의 붉은 색은 성모 마리아를 뜻함으로써 성모 마리아가 그리스도의 십자가 밑에서 성체 안에 산 것같이 모든 것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생각하고 말하고 행하여 그리스도와 같은 마음으로 살고자 하는 의지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