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귀개는 중부 지방 이남의 산과 들의 습지에 드물게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통발과에 속하며 식충식물입니다.
실같이 가는 땅속줄기가 진흙을 기면서 뻗고 군데군데 벌레잡이주머니(포충낭)가 달려 있습니다. 잎은 땅속줄기에서 나서 땅위로 나오는데 선형(線形)이며 잎의 밑 부분에도 흔히 1~2개의 벌레잡이주머니가 달려 있습니다.
꽃줄기는 길이 7~15cm로 곧게 서며 아주 작은 비늘 모양의 잎이 어긋나게 달립니다. 8~10월에 꽃줄기 끝 부분에 2~7개의 작은 노란색 꽃이 핍니다. 화관은 길이 3mm 정도이고, 거(꿀주머니)는 아래를 향합니다.
이름대로 꽃줄기의 모양이 귀지를 파내는 귀이개와 비슷합니다.
들판이 저렇게 아름다운 것은
아무데서나 살지만
아무렇게나 살지 않는 들풀이 있기 때문이다.
쑥은 정하신 때에 쑥잎을 내고
씀바귀는 뜻에 따라 쓰디쓴 씀바귀 잎을 내고
냉이는 명령대로 냉이 꽃을 피워낸다
작은 꽃일망정 정성껏 피우고서
있는 힘을 다하여 향기를 발하며 산다.
우리는 이름 모를 들풀을
싸잡아 잡초라고 부르지만
자기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고
벌과 나비들이 외면할지라도
서러워하지 않고
그냥 더불어 있음을 감사하며
장미나 백합의 자리를 시기하지 않고
들풀은 들풀대로
아무데서나 들풀로 살아간다.
-기진호. ‘들판이 아름다운 이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