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풀은 산과 들의 양지바른 곳에 자라는 원지과의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줄기는 밑에서 모여나는데 가늘고 단단하며 10~20cm 높이로 곧게 또는 비스듬히 자랍니다. 잎은 어긋나고 타원형이며 줄기와 더불어 잔털이 있습니다.
4~5월에 줄기의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꽃차례에 자주색 꽃들이 모여 달립니다. 꽃받침잎은 5장인데 그중 2장이 다른 것보다 크고 날개 모양을 이루며 꽃잎처럼 보입니다. 꽃잎은 3장이고 밑에서 서로 합쳐지며 한가운데 있는 꽃잎의 끝은 잘게 나누어져 술처럼 되어 있습니다. 수술은 8개입니다.
향기가 짙거나
그 모양새가 너무 아름다워
가슴깊이 흠양하는 그런 꽃이 아니라
우리가 숲길 걸으며 자칫 놓치고 마는,
이름이 무어더라
이름이 무어더라
늘 조금은 그런 낯선 풀꽃이길 바란다
철따라 화병에 꽂아두고
하루에 몇 번씩이나 엎드려 그 향기를 사모하는
그런 찬란한 꽃이 아니라
책갈피에 꼽아두고 한 몇 년은 잊었다가
문득 책을 펼치면 툭,
떨어지는 그런
아주 작은 풀꽃이길 바란다.
-김영천. ‘아주 작은 풀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