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귀개는 중부 지방 이남의 산과 들의 양지쪽 습지에서 드물게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땅속줄기가 실처럼 뻗으면서 군데군데에서 작은 주걱 모양의 잎이 모여납니다. 10~30cm 높이로 곧게 자라는 가느다란 꽃줄기에는 작은 비늘 모양의 잎이 몇 장 어긋나게 달립니다.
8~10월에, 꽃줄기에 지름 4mm 정도의 작은 자주색 꽃 4~10개가 드문드문 옆을 향해 달립니다. 화관은 입술 모양이고, 화관 아래에는 아랫입술보다 2배쯤 긴 거(距, 꿀주머니)가 앞을 향하고 있습니다.
둥근 열매가 꽃줄기에 붙어 있는 모양이 귀이개를 닮아 귀개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이삭귀개와 비슷한 것으로 자주땅귀개와 땅귀개가 있습니다. 자주땅귀개는 꽃이 푸른빛이 도는 연한 자주색이며 아랫입술이 입을 벌리듯 아래를 향하고, 땅귀개는 잎이 선형이며 꽃은 노란색입니다.
이삭귀개는 작고 여리지만 통발과에 속하는 식충식물입니다. 물속의 뿌리줄기에 작은 벌레잡이 주머니(포충낭)가 달려 있는데 이 주머니에는 한쪽으로만 열리는 문과 같은 기관이 있고 바깥에는 민감한 털이 나 있습니다. 수생 생명체가 이 털을 건드리면 문이 안쪽으로 열리며 물이 급속히 밀려들어가면서 털을 건드린 수생 생명체가 함께 빨려 들어가게 되고 곧 문이 닫힙니다. 물고기를 잡을 때 쓰는 어항이나 통발과 비슷하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