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경이는 길가나 빈터의 양지바른 곳에 아주 흔하게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질경이과에 속합니다.
줄기는 없습니다. 잎은 뿌리에서 모여나며 달걀형으로 끝이 뭉툭하고 5개의 맥이 뚜렷합니다. 잎 가장자리는 약간 주름이 지고 잎자루가 깁니다.
5~9월에 잎 사이에서 나온 10~50cm의 꽃줄기 위쪽에 자잘한 흰색 꽃이 빽빽이 모여 핍니다.
어린순을 나물로 먹기도 하고, 한방에서는 질경이 씨앗을 말린 것을 차전자라고 하여 이뇨제와 거담제 등으로 씁니다.
질경이는 극심한 가뭄과 뜨거운 뙤약볕을 잘 견디어 낼 뿐 아니라 사람들의 발에 밟혀도 죽지 않고 살아남습니다. 이처럼 목숨이 질기다고 하여 질경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 같습니다.
질경이에 관해 이런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옛날 중국에 어떤 장군이 있었는데 병사들을 거느리고 적을 쫓아가다 극심한 가뭄을 만났습니다. 식량은 바닥나고, 마실 물은 없고, 병사들과 말은 피오줌을 누며 쓰러졌습니다. 그런데 장군의 마부가 말들을 살펴보던 중 많은 말들 가운데 몇 마리가 멀쩡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그 말들을 유심히 살펴보았더니 모두가 마차 앞에 있는 풀을 열심히 뜯어 먹는 것이었습니다. 마부가 그 풀을 삶아 먹어 보았더니 신기하게도 피오줌이 그치고 다시 기운이 솟았습니다. 마부는 기뻐서 이를 장군에게 알렸고 장군은 병사들에게 그 풀을 삶아 먹게 했습니다. 물론 말들한테도 먹이게 했습니다. 그랬더니 병사와 말이 깨끗이 나아 적을 무찌르고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그 후 이 풀을 마차 앞의 풀이라고 하여 차전초(車前草)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내 유년의 7월에는
냇가 잘 자란 미루나무 한 그루 솟아오르고
또 그 위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 내려와
어린 눈동자 속 터져나갈 듯 가득 차고
찬물들은 반짝이는 햇살 수면에 담아
쉼없이 흘러갔다.
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
착한 노래들도 물고기들과 함께 큰 강으로 헤엄쳐 가버리면
과수원을 지나온 달콤한 바람은 미루나무 손들을 흔들어
차르르차르르 내 겨드랑에도 간지러운 새잎이 돋고
물 아래까지 헤엄쳐가 누워 바라보는 하늘 위로
삐뚤삐뚤 헤엄쳐 달아나던 미루나무 한 그루.
달아나지 마
달아나지 마 미루나무야,
귀에 들어간 물을 뽑으려
햇살에 데워진 둥근 돌을 골라 귀를 가져다 대면
허기보다 먼저 온몸으로 따뜻하게 퍼져오던 따뜻한 오수,
점점 무거워져 오는 눈꺼풀 위로
멀리 누나가 다니는 분교의 풍금소리 쌓이고
미루나무 그늘 아래에서
7월은
더위를 잊은 채 깜박 잠이 들었다.
‘정일근. ’흑백사진-7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