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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교구장 부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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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천주교 안동교구장 부활 메시지

 

무덤의 돌을 치워라.”(요한 11,39)

 

주간 첫날 이른 아침, 아직도 어두울 때에 마리아 막달레나가 무덤에 가서 보니, 무덤을 막았던 돌이 치워져 있었습니다. 그 무덤은 예수님께서 묻히신 무덤이었습니다. 무덤을 막았던 돌이 치워져 있었다.”(요한 20,1)고 말하는 복음의 표현은 예수님께서 무덤에 계시지 않고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전하고자 합니다. 다른 복음에서 천사를 통해서 예수님이 무덤에 계시지 않고 되살아나셨다.”(마태 28,6; 루카 24,6)고 증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무덤을 막는 돌은 다시 살기, 곧 부활을 거부하는 주검의 상징일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 어떤 이는 무덤을 막은 돌은 삶을 방해하는 장애의 상징”(안셀름 그린)이라고 합니다. 그것은 과거의 짐일 수도 있고 숱한 생채기들일 수도 있어서 우리가 다시 일어나 가야 할 길을 가지 못하게 방해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돌처럼 가슴을 짓누르는 어떤 특정인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것들은 마침내 우리를 조이고 막아서서 우리 모습 그대로 놔두질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생명을 살지 못하게 하고 죽이기까지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누가 무덤을 막는 돌을 치우겠습니까? 복음은 주님의 천사가 무덤을 막았던 돌을 치우기도 하고(마태 28,2), 예수님의 명령으로 사람들이 무덤의 돌을 치우기도 한다고 전합니다.(요한 11,41) 이때 무덤은 죽음을 상징하고, 무덤의 돌을 치우는 일은 죽어가는 생명을 다시 살리는 일이 됩니다. 우리가 복음서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듯이 예수님께서 세상에 파견되시어 우리 구세주로서 하신 일 중에 가장 중요한 일이 바로 생명을 살리는 일이었습니다. 죽어가는 모든 생명을 살리고 구원하시는 일이 바로 우리 구세주 예수님의 첫 번째 일이 되었습니다. 그 일의 정점에는 예수님의 부활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아버지께서 친히 무덤을 막았던 돌을 치우시고 당신의 아드님 예수를 죽음에서 일으키신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서 되살아나신 부활의 맏이가 되심으로써 우리도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요한 10,10) 복된 부활의 복을 누리게 하신 것입니다.

 

우리 주 그리스도께서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따라 부활할 것입니다. 확실히 부활합니다. 그리스도의 부활과 우리의 부활은 끊어지지 않는 줄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말하자면 우리는 같은 밧줄을 타고 등반하는 등반팀과 같습니다. 인도자인 그리스도께서 먼저 정상에 오르셨습니다. 남은 우리가 정상에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인도자가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먼저 정상에 오른 인도자께서 우리를 이끌어주시고 지켜주십니다. 인도자가 목적지에 도착했다면, 뒤따르는 등반팀도 이미 목적지에 도달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부활도 그러합니다.”(바로 오늘(성삼일-부활 묵상), 기스베르트 그레샤케, 허찬욱 옮김, 성서와 함께)

죽은 라자로를 다시 살리신 것같이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오늘도 우리를 다시 살게 하십니다. 라자로를 무덤에서 나오게 하시던 그 능력으로 다시는 깨어날 수 없어 보이던 절망과 죽음의 깊은 잠에서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십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당신의 일을 맡기십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라자로를 무덤에서 다시 살리실 때 하신 그 말씀을 오늘 우리에게도 똑같이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무덤에서 돌을 치워라.”(요한 11,39)

 

생명을 살지 못하게 가로막는 돌을 치워야 합니다. 불신과 의심의 돌을 치워야 합니다. 낙심과 절망의 돌을 치워야 합니다. 이기심과 탐욕의 돌을 치워야 합니다. 세상을 메마르게 하고 사회를 병들게 하는 온갖 죽임의 돌을 치워야 합니다. 생태적인 삶을 살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돌을 치워야 합니다. 부활의 삶을 살지 못하게 하고 방해하는 모든 돌을 치워야 합니다.

 

부활이란 죽음에 항거하는 일상의 투쟁’(한스 큉)이라고 했습니다. 죽음의 세력은 부활을 향한 우리의 믿음과 노력을 결코 꺾지 못할 것입니다. 알렐루야!

 

2022. 4. 17. 주님 부활 대축일

 

천주교 안동교구장 권혁주 요한크리소스토모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