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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8일 연중 제27주일] 주인께 돌려드려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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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께 돌려드려야 할 것

 

 

형제자매 여러분, 한가위 추석 명절을 지내시느라 지치고 힘들지는 않으셨습니까? 그래도 푸른 가을 하늘과 풍성한 들녘을 바라보면 마음이 푸근해지고 감사하는 마음이 저절로 생기는 것 같습니다. 이 계절은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사랑을 더욱 절실히 느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주인에게 돌려 주어야할 이득을 가로채는 못된 소작인의 비유 말씀을 들려주시면서 하느님과의 관계 속에서 지켜야할 우리 신앙의 책임과 의무를 생각하게 해 주십니다.

신앙인으로서 자신의 삶을 잘 이끌어 가면서 세상과 교회에 봉사하는 것은 하느님 안에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소중한 사명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삶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 각자에게 그 삶을 가꾸고 일구도록 믿고 맡겨주신 것입니다. 우리 인생의 마지막 날, 평생을 살아가며 가꾸어 맺은 우리 삶의 열매를 셈하는 그 날, 그 열매를 우리 모두는 우리 스스로의 삶의 주인으로서 하느님께 보여 드려야 할 것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예수님의 가르침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우리 삶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며, 그 삶 안에서 하느님께서 어떻게 우리와 관계를 맺기 원하시는지에 대한 영적인 의미를 기억해 봅시다.

어떤 밭 임자가 포도밭을 일구어 울타리를 둘러치고 포도 확을 파고 탑을 세웠다.”(마태 21,33a) 이 말씀을 통해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의 섭리하심을 우리에게 들려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삶을 허락하시고 책임과 의무를 맡기시기 전에 그것을 수행할 수 있도록 준비해 주시는 자비하신 분이심을 깨닫게 하여 주십니다.

그리고 소작인들에게 내주고 멀리 떠났다.”(마태 21,33b) 그렇게 하느님은 우리를 신뢰하시는 것이겠지요. 어깨 너머로 감시하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옳은 일을 하리라 믿고 모든 것을 맡겨놓고 떠나시는 하느님이십니다. 불행히도 우리 중에 많은 이가 그렇게 하지 못함을 고백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구원과 평화의 기회를 주시려 종들을 보내시는 하느님이지요. 반역과 배반이 반복되지만 마지막 기회로 아드님을 보내주시는 아버지의 심판은 그 아들을 받아들이는 이들에게는 특권으로 주어지지만 그 아들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들에게는 죽을 운명의 심판으로 주어집니다.

하느님의 섭리, 신뢰, 기다림, 심판의 그림을 보는 것 같은 이 예수님의 비유 말씀을 통해 우리는 하느님 안에서 우리의 존재 의미를 확인합니다.

포도밭의 소작인처럼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은 특권으로 주어진 것임을 고백합니다. ‘모든 것이 하느님의 은총이라 말하는 이유도 그것 때문이겠지요. 이 은총은 우리에게 그저 주어진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그러나 또한 삶이라는 이 은총의 선물은 언제든, 누구에게서든 하느님께서 다시 가져가실 수 있음을 압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특권에는 책임감이 따른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선물을 현명하게 사용하든 남용하든 결국엔 우리 자신의 책임이며, 그 책임에 따른 심판의 결과도 결국 우리 자신이 짊어져야 한다는 것이겠지요.

자신의 뜻대로 선물을 사용하는 것을 우리는 자유의지라 부릅니다. 결국 오늘의 비유 말씀의 또 다른 제목을 말하라 한다면 자유의지의 남용이라 할 수 있겠지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우리가 주님께 청해야 할 기도는 이라는 주어진 은총의 선물과 특권을 남용하지 않을 지혜와 용기입니다. 우리 각자의 삶이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고귀한 은총의 선물이며, 이웃에게는 기쁨을 가져다주는 행복한 선물이 되고, 스스로에게는 그리스도의 평화를 간직하는 보물 상자가 되기를 청하는 한 주간을 만들 수 있기를 함께 기도합니다.

 

 

하망동 본당 임준기 다미아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