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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3일 부활 제2주일(하느님의 자비 주일)] “평화가 너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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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가 너희와 함께!”
    


복음은 우리에게 다시금 제자들이 체험한 예수님의 부활 사건을 전해줍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사형 소식을 듣고 두려움에 떨며, 유대인들을 피해 모든 문을 잠그고 불안함 속에 있습니다. 그런데 부활하신 스승님께서 “평화가 너희와 함께!”(요한 20,19) 라고 말씀하시며, 그들 앞에 나타나십니다. 풍랑이 부는 배위에서 두려움에 떨던 제자들에게 고요함을 선물하신 것처럼 두려움과 불안함이 가득 차 있던 제자들에게 평화를 선물하십니다.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뵙고 두려움이 아니라 기쁨으로 가득 찹니다. 예수님은 기쁨과 함께 제자들에게 당신의 사명을 주십니다.

그러나 그곳에 없던 토마스 사도는 동료들이 체험한 예수님의 부활을 전해 듣고, 믿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 또 그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요한 20,25) 라며 부활에 대한 불신과 완고함을 표현합니다. 그러한 토마스에게 예수님은 다시 “평화가 너희와 함께!”(요한 20,26) 라고 말씀하시며 다시 나타나십니다. 그렇게 예수님은 믿지 않는 자에게 당신의 자비로움으로 부활을 체험하고 믿게 만드십니다.

사도들의 예수님 부활 체험과 성령의 강림은 예수님을 믿으며 살아가는 초대 교회 공동체를 탄생시킵니다. 사도행전의 말씀처럼 예수님을 믿는 이들이 모여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고 친교를 이루며 빵을 떼어 나누고 기도하는 일에 전념하기 시작합니다. 신자들이 공동으로 재산을 소유하고 필요한 것을 저마다 나누어 쓰고 살아갑니다. 날마다 성전에 모이고 집에서도 빵을 떼어 나누고, 즐겁고 순박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찬미하며 살아갑니다. 이러한 그들의 모습이 이방인들에게도 호감을 얻었다고 성경은 증언합니다.

예수님의 부활 체험은 사도들에게 두려움을 기쁨으로 불안함을 평화로 바꾸어주었고, 기쁨과 평화는 예수님의 사명을 초대 교회 공동체가 하느님 백성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었습니다. 그들에게는 예수님이 삶의 중심인 믿음이 있었고, 이웃과 함께 나누고 아끼는 사랑이 있었으며, 현실에서 부딪히는 어려움과 박해에도 흔들리지 않는 희망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그것을 체험한 이들의 삶을 온전히 바꾸어 놓았고, 그들이 모여 살아가는 공동체는 믿음이 약한 이들을 받아들이고 기르는 못자리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예수님의 부활과 제자들의 파견은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신앙을 배우고, 신앙을 살아가는 공동체는 예수님의 부활 체험을 계속해서 새로운 이들에게 전달하고 성장시켜야 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속적인 생각들과 개인적인 욕심들과 나누지 않으려는 마음들이 예수님에 대한 부활 체험을 무색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토마스에게 다시 나타나셔서 그 또한 부활 체험 안으로 이끌어 주시는 예수님의 자비로우심을 우리 공동체는 배울 수 있습니다. 먼저 부활 체험을 한 이들을 통해 믿지 않는 이들을 이끄셨듯이 기도하고, 나누고, 용서하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 공동체도 더 많은 이들이 예수님의 못 자국을, 창에 찔린 옆구리를, 자비로우신 예수님의 얼굴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춘양 본당 김요한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