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신앙인
오늘은 교황주일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교황으로 즉위하신 뒤 가톨릭교회를 향한 세인들의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이유는 물질주의가 팽배하고, 약육강식의 논리가 지배하고, 승자만이 살아남는 승자독식의 현대사회에서 교황님의 삶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교황님의 삶과 시선은 늘 낮은 곳을 향하여 있습니다. 작년 방한 때에,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유가족의 아픔과 함께하는 모습은 교황님의 삶을 단적으로 잘 보여줍니다. 교황님이 신자 아닌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있는 것은, 그분의 행동 안에서 사람을 향한 사랑의 진정성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교황님이 제일 우선시하는 것은 ‘사람사랑’입니다.
저에게 기억이 남는 교황님의 강론이 있습니다. “무늬만 그리스도인인 신자들이 주님으로부터 사람들을 멀어지게 합니다. 그리스도인의 사는 모습이 다른 사람들을 주님께로 가까이 가게 하기도 하고 멀어지게 하기도 합니다. 신자가 경계해야 할 가짜 그리스도인의 모습 세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가 ‘자기 자신과 주님과의 관계에만 집중하는 이기적인 사람’, 둘째가 ‘그리스도인 행세를 하지만 사실은 세속적인 사람’, 셋째가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을 들이대면서 다른 이들에게 부담을 주는 사람’입니다. 이런 신자들은 진정으로 교회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지 못합니다. 이는 곧 주님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사는 것이기 때문에, 무늬만 그리스도인이 되지 않도록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겉모습만 번지르르한 가짜 그리스도인으로 살지말라는 당부말씀입니다. 믿음과 삶이 일치하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달라는 당부말씀입니다.
물질문명이 발달하면 할수록 신앙과 현실 사이의 갈등의 골은 깊어만 갑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요구는 실천하기에 무리인 듯합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아무 주저함없이 어떠한 투자도 아낌없이 하는 이들은 더더욱 실천하기가 어렵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신앙인의 삶은 항상 ‘포기’를 요구하고 ‘결단’을 요구하는 삶입니다. 포기는 체념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선택하게 하는 적극적인 행위입니다. 세상이 추구하는 물적 가치들을 버리고, 예수님의 사랑실천이 우리 안에 자리 잡아야 합니다.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 (루카 9,62)
남성동 본당 신동철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