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주시는 예수님
오늘 복음에는 예수님께서 어떤 과부의 젊은 외아들을 살리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상황은 이렇습니다. 예수님께서 나인이라는 동네로 들어가고 계셨는데 장례행렬과 마주치게 됩니다. 죽은 이는 젊은 남자였고 외아들이었으며, 그 죽은 이의 어머니는 과부였습니다. 그 당시 과부라는 존재는 고아와 이방인과 함께 사회적 약자였으며, 가난한 사람이었습니다. 따라서 외아들만을 의지하며 살던 과부에게 자식의 죽음은 엄청난 충격이었으며, 희망이 사라진 것이었습니다. 고을 사람들은 이런 안타까운 장례를 위로하기 위해 큰 무리를 지어 장례행렬을 따랐습니다. 그리고 그 과부는 통곡을 하며 따릅니다. 그 모습을 보고 예수님은 가엾은 마음이 드셔서 “울지 마라”(루카 7,13) 하시며 장례행렬을 세우십니다. 그리고는 “젊은이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루카 7,14) 하고 말씀하시며 죽은 젊은이를 다시 살리십니다. 죽은 아들이 다시 살아남으로 해서 과부는 예수님 말씀대로 더 이상 울지 않아도 되었고, 죽은 외아들을 품에 다시 안을 수 있었으며, 절망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이 모습을 본 사람들은 모두 두려움에 사로잡혀 하느님을 찬양하였다고 복음은 전하고 있습니다.
성경에서 예수님은 세 번에 걸쳐 죽은 이를 말씀으로 다시 살리십니다. 죽은 라자로를 살리셨고, 회당장 야이로의 딸을 살리셨으며 그리고 오늘 과부의 외아들을 살리십니다. 라자로에게는 “라자로야, 이리 나와라”(요한 11,43) 말씀하셨고, 회당장 야이로의 딸에게는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마르 5,41)라는 말씀으로 그를 다시 살리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죽은 젊은이를 “일어나라”(루카 7,14)라는 말씀으로 일어나게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죽은 이를 살리시는 모습을 통해 주님은 사람을 살리고 생명을 주시는 분임을 우리는 고백해야 합니다. 주님은 말씀으로 죽은 이를 살리시고, 생명을 주시고, 일어서도록 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슬픔을 몰아내시고, 죽음을 물리치시는 분이십니다. 말씀으로 죽은 이를 살리신 것처럼 우리도 살도록 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사람을 살리는 예수님을 우리는 성경에서만 만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안에서 직접 만납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에서 주님의 말씀으로 힘을 얻고 용기를 얻은 적이 있지 않습니까? 살도록 일으켜 주시는 주님을 우리는 체험하지 않았습니까? 주님의 말씀에는 기쁨과 평화, 생명과 희망이 있음을 압니다. 그렇게 우리는 그분의 말씀에 힘입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말씀을 소홀히 대하거나 외면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혹시 지금 좌절과 상처로 힘들어 하고 있다면 주님의 말씀으로 다시 일어서기를 바랍니다. 예수님은 생명의 주님이십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죽은 이를 살리시는 과정에서 그들을 직접 찾아 가셨습니다. 아픔이 있고 고통이 있는 곳에 찾아가시고, 다양한 방법으로 위로해 주시며 일어나게 하는 분이십니다. 가끔 침묵하시는 분처럼 느껴지고, 외면하시는 주님으로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고통과 힘겨움을 보고 외면하지 않으시고 가엾은 마음으로 위로해 주시기 위해 찾아오십니다. 힘든 우리를 찾아 오셔서 따뜻한 손길로 상처를 낫게 하시고 슬픔을 이겨내도록 해 주십니다. 예수님은 우리 인생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여러 가지 모습으로 우리를 찾으시는 주님을 기쁘게 만나시기 바랍니다.
오늘 복음의 마지막에는 “예수님의 이 이야기가 온 유다와 그 둘레 온 지방에 퍼져나갔다.”(루카 7,17)고 말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놀라운 능력을 전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주님의 따뜻한 손길과 치유를 체험하고 위로를 받았다면 예수님을 찬양하며 전해야 합니다. 우리의 주님이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분이며, 우리를 살도록 해 주시는 분임을 말해야 합니다. 생명을 주시는 분임을 선포해야 합니다. 그 선포가 우리들의 참된 일어섬이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고 위로와 희망을 주시는 주님을 찬양하며, 용기 있게 일어나는 우리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젊은이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루카 7,14)
함창 본당 차호철 세례자요한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