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 비추어라!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주일은 2015년 새해 첫 주일이며 주님 공현 대축일입니다. 주님 공현 대축일은 또 하나의 성탄 대축일입니다. 성탄을 대외적으로, 공적을 알리는 것을 기념하는 축일입니다. 삼왕래조축일(三王來朝祝日)이라고도 했던 주님 공현(公現) 대축일은 베들레헴에서 주님의 성탄이 널리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을 기념합니다. 교회의 전승에 의하면 가스발, 멜키올 그리고 발타살이라고 불렸던 3명의 동방 박사가 주님의 별을 보고 예수님을 찾아와 경배하고 예물을 드렸다고 합니다.
주님 공현 대축일을 성대히 지내는 이유는 동방 박사들이 유다인이 아니라 먼 곳에서 오셨고, 예수님께서 인종, 언어 그리고 국적의 구별 없이 모든 사람들을 거룩한 신앙으로 부르셨기 때문입니다. 모든 이를 평등하게 동일시하시는 주님의 넓은 사랑을 드러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주님의 구원을 빛의 떠오름으로 비유합니다. “일어나 비추어라. 너의 빛이 왔다. 네 위에는 주님께서 떠오르시고, 그분의 영광이 네 위에 나타나리라.”(이사 60,1-2)
사도 바오로는 에페소 교우들에게, 다른 민족들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복음을 통하여 공동 상속자로 한 몸의 지체가 되고 약속의 공동 수혜자가 된다는 믿음을 전합니다.
마태오 복음은 베들레헴 마구간에서 태어나신 예수님께서 동방 박사들에게 당신의 모습을 드러내셨다고 전합니다. 별을 따라와 아기 예수님을 만난 그들은 더없이 기뻐하였습니다. 보물상자를 열고 아기에게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습니다. 황금은 임금을 뜻하고, 유향은 하느님을 뜻하며, 그리고 몰약은 인간을 뜻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인간이면서 하느님이시고, 하늘과 땅의 주님이심을 고백합니다. 예수님은 유다 민족을 넘어 만방의 모든 이에게 하느님 구원의 빛이 되셨습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구세주 탄생을 알리는 베들레헴의 그 별빛은 그리스도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갖가지 어둠 속에서 구원을 염원하는 모든 이를 위한 구원의 빛입니다. 구원의 빛이 어느 한 민족이나 백성 그리고 시대에 머물지 않고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전해짐을 의미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오늘 별의 인도로 구원의 빛이신 당신의 외아들 예수님을 이방인들에게 드러내 보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자비로이 인도하시어 신앙으로 예수님을 알게 해 주셨습니다. 우리도 동방 박사들처럼 믿음의 길을 굳세게 걸어가며 예수님께 우리의 소중한 삶을 봉헌하고, 이를 통해 이웃에게 구원의 빛이신 예수님을 널리 드러내야 합니다. 우리는 빛이신 예수님을 만민에게 드러내도록 일어나 비추어야 합니다.
“일어나 비추어라.”(이사 60,1)
“주님, 세상 모든 민족들이 당신을 경배하리이다.”(오늘의 화답송)
가은 본당 전장호 프란치스코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