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님과 함께 선교하기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 안동교구는 2014년 ‘선교의 해’ 첫 해를 마무리하고,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2015년 ‘2차 선교의 해’를 보내게 됩니다. 하느님의 백성인 우리는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19-20)는 주님의 말씀대로 세상 안으로 들어가 모든 이들에게 주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사명을 부여받았습니다. 이것이 교회의 근본 사명이요 존재 이유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신앙인은 운명적으로 선교사일 수밖에 없습니다.
올바른 선교사는 어떤 사람입니까? 우리는 그 해답을 지난 8월 우리나라를 방문하셨던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교황님께서 보여주셨던 말씀과 행적이 바로 올바른 선교사의 모범입니다. 교황님께서는 아프고 상처받은 이들을 위로하고 평화와 화해를 가르치면서, 그 모든 것이 바로 주님의 기쁜 소식임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분이 내딛은 발걸음과 말씀하신 가르침을 통해 전해진 하느님 사랑의 울림은 모든 국민을 위로하였고 치유하였습니다. 이것이 참다운 선교사의 모범이 아니겠습니까? 이러한 교황님을 보면 이사야 예언서의 말씀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산 위에 서서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의 저 발! 평화를 선포하고 기쁜 소식을 전하며 구원을 선포하는구나.’(이사 52,7) 교황님의 발걸음은 진정 아름다웠습니다.
교황님의 방한 후 한국 교회는 참으로 무겁지만 숙명적인 과제를 건네받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교회의 변화와 쇄신’이라는 과제입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세상 안으로 들어가 복음의 기쁨을 전하면서, 신앙인 스스로가 복음화 되고 아울러 이웃과 세상 모두가 복음화 되도록 투신하는 사명을 요청받고 있습니다.
교황님께서는 교회의 변화와 쇄신이 교회의 본성적 사명인 선교에 온전히 충실할 때 가능하다는 것을 사도적 권고 「복음의 기쁨」에서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교회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쇄신이 교회 안에서만 끝나지 않으려면 선교를 그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27항) 그리고 “저는 모든 공동체가 사목적 선교적 쇄신의 길로 나아가도록 필요한 노력을 다하기를 바랍니다.” (25항)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교황님께서는 교회를 ‘선교하는 제자’(40, 50, 120항)라고 자주 표현하셨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다면 우리 교구가 지향하는 ‘선교의 해’ 사목방향은 참으로 시의적절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선교 지향적인 교회의 쇄신은 교회를 교회답게 하고 우리 자신과 이웃과 세상을 복음화 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따라서 우리 교구는 현대 세계의 복음 선포에 관한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을 통해 들려주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선교 촉구 말씀을 중심으로 ‘2차 선교의 해’ 사목활동 지침을 마련하였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2015년 선교의 해 사목활동 지침
-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함께 선교하기 -
1. 교회의 선교 사명 인식하기
“교회는 오늘날 세상에 나아가 모든 이에게, 모든 장소에서, 온갖 기회에, 주저하거나 망설이지 말고 두려움 없이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복음의 기쁨은 모든 민족들을 위한 것입니다. 여기에는 그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복음의 기쁨’ 23항)
- 우리는 모두 선교사임을 기억한다.
- 우리는 가서 두려워하지 말고 선포한다.
2. 선교 지향적 사목 구조 만들기
“저는 모든 것을 변화시킬 수 있는 ‘선교 선택’을 꿈꿉니다. 교회의 모든 관습과 행동 양식, 시간과 일정, 언어와 모든 교회 구조가 자기 보전보다는 오늘날 세계의 복음화를 위한 적절한 경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목 쇄신을 요구하는 구조 개혁은 이러한 의미에서만 이해될 수 있습니다. … 곧 모든 구조를 선교 지향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입니다.”(‘복음의 기쁨’ 27항)
- 우리는 본당의 모든 활동이 선교를 지향하도록 만든다.
- 우리는 본당 선교위원회를 정례화 한다.
3. 주님과 함께 지치지 않고 기쁘게 선교하기
“예수님께서 선교 활동의 중심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면, 우리의 노력은 곧 시들해지고 우리가 전하는 것에 대해서도 더 이상 확신하지 못하게 됩니다. 우리는 힘과 열정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복음의 기쁨’ 266항)
- 우리는 주님께서 항상 동행함을 기억한다.
- 우리는 먼저 복음의 기쁨을 누리는 신앙인이 된다.
4. 열린 교회의 모습으로 봉사하며 선교하기
“본당 사목구는 공동체들의 공동체이고, 길을 가다가 목마른 이들이 물을 마시러 오는 지성소이며, 지속적인 선교 활동의 중심지입니다. 본당 사목구는 사람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 살아 있는 친교와 참여의 장소가 되고 온전히 선교를 지향하여야 합니다.”(‘복음의 기쁨’ 28항)
- 우리는 교회의 문턱을 낮추고 지역사회와 함께 한다.
- 우리는 고통 받는 모든 이들을 외면하지 않는다.
형제자매 여러분, 사실 선교활동은 한두 해 하고 마는 것이 아닙니다. 교회는 하느님의 나라가 완성될 때까지 본성적으로 선교해야 합니다. 이번 ‘선교의 해’를 통해 우리 교구가 기대하고 있는 중요한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선교를 어려워하고 이내 포기하는 신자들이 선교에 대한 사명감과 자신감을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각 본당에 조직된 선교위원회를 통해 지역 현황을 분석하고 장기적이고 효율적인 선교대책을 수립하여 본당 선교사목의 방향성을 찾는 것입니다.
이렇게 교구의 모든 본당과 신자들이 ‘선교의 해’를 통해 선교 체질 개선과 선교 내공을 쌓는 기회를 얻게 된다면, 우리 교구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복음 선포의 사명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 교구는 ‘선교의 해’를 보내면서 많은 선교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일들은 복음의 씨앗을 뿌리는 노력입니다. 우리는 씨앗을 뿌리고 물을 줄 뿐입니다. 그것을 자라게 하시는 분은 오직 성령이십니다.(1고린 3,6 참조) 그러니 선교의 결과에 낙담하거나 좌절할 필요가 없습니다. 2015년 ‘2차 선교의 해’를 맞이하면서 다시 한 번 우리들에게 주어진 선교 사명을 인식하고 본당의 사목방향을 선교 지향적으로 만들어 주님과 함께 지치지 않고 기쁘게 선교하도록 합시다. 아울러 세상과 동떨어진 우리들만의 교회가 아니라 열린 교회의 모습으로 세상에 봉사하며 선교하도록 합시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들려주시는 선교 촉구의 말씀을 항상 기억하면서, 우리 교구가 선교 지향적인 모습으로 쇄신되어 ‘복음의 기쁨’이 충만한 교구 공동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주교님의 당부 말씀은 다시 한 번 전해드리면서, 우리 교구의 모든 신앙인들도 교황님처럼 아름다운 발걸음을 기쁘게 내딛기를 바랍니다.
“가서, 두려워하지 말고 선포하십시오!”
사목국장 황재모 안셀모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