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 지역선교와 복음화 -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을 떠나 하늘에 오르시기 전 당신께서 몸소 하시던 복음 선포의 중요한 임무를 제자들에게 맡기시며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고 명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명하신 대로 제자들은 ‘곳곳에 복음을 선포하였고’(마르 1,20), 결국 “복음 때문에”(마르 8,35 ; 10,29 참조) 목숨까지 바쳤습니다. 마찬가지로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는 것’은 이제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첫 번째 임무가 됩니다.
미사 때마다 우리는 복음 선포를 위해 장엄하게 파견됩니다.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이 말씀을 들을 때마다 특별히 우리 각자가 우리 지역의 선교와 복음화를 위해 파견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더 나아가 이 말씀이 바로 우리 자신들의 선교구호가 되어, 서로에게 선교열정을 북돋우는 큰 울림이 되고 메아리가 되어서 지속적으로 우리 신앙을 일깨우고 새롭게 변화시켜 예수님께서 명하신 선교의 사명을 다하는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우리가 파견 받은 대로 ‘가서 복음을 전하기 시작할 때’ 우리는 성체성사 안에서 만난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가 찾아가는 이웃 안에서 다시 만나게 될 것입니다.(마태 25,31-45 참조) 예루살렘에서 엠마오로 가는 길에서 제자들이 예수님을 새롭게 만나고 용기를 얻어 또 다시 길을 떠나듯이(루카 24,13-35), 우리도 전례생활이나 일상생활 안에서 예수님을 새롭게 만난다면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우리의 선교사명을 다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으로 불타올랐던 사도 바오로의 선교열정을 기억합니다. 그는 죽음도 그 어떤 시련도 두려워하지 않는 열정으로 선교의 사도가 되어 예수 그리스도를 전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도 이와 같은 열정을 주실 것입니다. 우리가 언제 어떤 처지에서든지 꾸준히 기도하며 용기를 가지고 신앙을 전하려 노력을 다할 때 주님께서는 몸소 우리와 동행하실 것입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선교활동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하나는 「지역선교」이고 다른 하나는 「복음화」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둘을 따로 분리시키지 말고 오히려 서로 보완하여 우리의 선교활동이 보다 더 온전한 선교활동으로 성숙하도록 함께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지역선교」가 무엇이며 지역선교를 위해 우리가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에는 무엇이 있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지역선교」란 지역의 특수상황과 처지, 혹은 개인이나 공동체의 특수상황과 형편을 고려한 보다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선교를 뜻합니다. 이는 “모든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며”(마태 9,35) 복음을 선포하신 예수님의 선교방법입니다. 또한 예수님의 선교방법은 “눈먼 이들이 보고 다리 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 나병환자들이 깨끗해지고 귀먹은 이들이 들으며, 죽은 이들이 되살아나고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듣도록 해주는”(마태 11,5)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구원을 선포하는 것이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예수님의 이러한 선교방법을 우리에게 가장 잘 전수해주었으며 모범적으로 실천한 선교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이러한 「지역선교」를 위해 우리가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에는 무엇이 있겠습니까? 이를 위해 그 지역의 특수상황과 처지, 개인이나 공동체의 특수상황과 형편에 대한 보다 철저한 관찰과 조사와 관심이 필요합니다. 지구 차원이나 본당 차원에서 「지역선교」를 위한 예비조사를 미리 실시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본당은 본당관할구역 지역주민들 모두를 선교대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가능한 한 많은 지역민들과 함께 신앙의 기쁨과 행복을 나누는 것을 선교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교구 차원에서 선택한 「지역선교」 방법 중 하나는 최근에 우리 교구가 농민사목특별교서를 통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농민사목과 농촌선교’입니다. 이는 우리 교구지역의 특수상황과 처지를 고려한 선교방법으로 교구의 지속적인 지역선교방법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지구와 본당, 공소와 마을, 개인과 공동체의 특수상황과 처지에 따라 더욱 세분화된 「지역선교」 방법을 찾을 필요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동해지구 해변지역 6개 본당들은 ‘어촌사목과 어촌선교’라는 「지역선교」 방법을 공동으로 찾아 실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역선교」가 보다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열린 교회, 열린 사목, 열린 신앙>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지역선교」의 가시적인 효과가 드러나지 않거나 실패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이러할 때에도 실망하지 말고 선교하는 주체인 교회, 공동체, 개인의 「복음화」 모습을 다시 점검하고 쇄신하는 과정을 거쳐 거듭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다음에는 「복음화」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러한 「복음화」를 위해 우리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복음화」란 스스로 복음을 살고 이웃이 복음을 살도록 도와주는 보다 더 내적이고 간접적인 선교방법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복음화」가 밑받침이 되지 않는다면「지역선교」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복음화」를 통한 내적인 쇄신도 항상 「지역선교」라는 체험과 증거과정을 통해서 심화된다는 사실을 결코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복음화」와 「지역선교」가 서로 보완하여 보다 더 온전한 선교활동을 이룬다고 말한 것입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이러한 「복음화」를 위해 구체적으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교회가 ‘복음’으로 재무장되어야 합니다. ‘그리스도교의 재복음화’ 차원에서 교회 구성원들을 위한 보다 철저한 「복음화」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교구, 지구, 본당, 공소, 단체 차원에서 각종 다양한 교육, 연수, 피정 프로그램도 적극 개발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지속적이고 꾸준한 자기복음화과정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는데, 한 가지 방법으로 특별히 일상적인 <성경> 읽기와 묵상방법을 권하고 싶습니다. 이는 각자에게 <성경> 말씀을 맛들이는 좋은 기회도 될 것입니다. 또한 구체적으로 교적상의 냉담자들과 행불자들에 대한 교회적 관심을 환기시켜 ‘잃은 양 찾기 운동’을 하는 것도 재복음화의 한 방법입니다.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끝으로 이미 우리 모두가 숙지하고 있거나 알고 있는 <교구사명선언문>의 정신을 살려 교구, 지구, 본당, 공소의 복음화를 이루는 데 모두가 동참해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리며, 복음을 전하는 여러분들의 발길에 하느님의 축복이 늘 함께 하길 기도합니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산 위에 서서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의 저 발! 평화를 선포하고 기쁜 소식을 전하며 구원을 선포하는구나.”(이사 52,7)
2005년 11월 27일 대림 첫 주일에,
천주교 안동교구 교구장 권혁주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