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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교서2017년 사목교서(가정의 쇄신) -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든다.(묵시 21,5)
  • 작성자 홍보전산
  • 작성일 2025-09-12 오전 10:27:41
  • 조   회 59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든다.”(묵시 21,5)

 

- 가정의 쇄신 -

 

1. 교구 설정 50주년(2019)을 준비하는 첫 단계로 우리 교구는 지난 3년 동안 교구의 사목방향을 선교에 초점을 맞추어 전 교구민이 함께 적극적인 선교활동에 힘썼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남아 있는 과제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 선교의 여정을 열심히 걸으면서 양적인 선교를 넘어 참으로 복음의 기쁨을 누리며 사는 질적인 선교에도 함께 힘쓰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교구는 교구 설정 50주년을 준비하는 두 번째 단계로 앞으로 3(2017-2019) 동안 교구의 사목방향을 교회의 질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특별히 내적인 쇄신에 함께 매진하기로 하였습니다. 연차적으로 2017년에는 <가정의 쇄신>, 2018년에는 <본당의 쇄신>, 2019년에는 <교구의 쇄신>을 목표로 두고 함께 노력할 것입니다.

 

앞으로 3년 동안 추진될 쇄신 운동은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든다.”(묵시 21,5)는 말씀의 큰 제목 아래 진행될 것입니다. 근본적인 쇄신은 우리의 주도권이 아니라 하느님의 주도권 아래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기 위해서입니다.

 

가정에 관한 복음

 

2. 바리사이들이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무엇이든지 이유만 있으면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됩니까?”하고 묻자 예수님께서 대답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마태 19,6) 예수님의 이 말씀에 제자들은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합니다. 그러나 부부가 맺은 계약은 하느님과 맺은 계약에 의해 존중받는다는 것이 예수님의 복음입니다. 하느님과 맺은 계약은 인간들 사이에서 맺어진 사랑의 끈이 약해지고 끊어지게 될 때에도 굳건하기 때문입니다.”(발터 카스퍼 추기경의 가정에 관한 복음, 39) 이러한 의미에서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부부의 인연은 멍에가 아니라 은사로 이해하는 것이 마땅하다 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완고한 인간의 마음을 당신의 은총으로 치유하시고 변화시키시며 새롭게 하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혼인의 의미를 하느님의 본디 계획을 되살리는 계시의 충만함으로 선포하십니다.(사랑의 기쁨, 62항 참조)

 

3. 가정은 가정에 관한 복음이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장소입니다. 그래서 초대교회 때부터 가정과 교회가 공동 운명체처럼 함께 했던 교회 역사는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습니다. 교회는 하느님의 집입니다.(1베드 2,5; 4,17; 1티모 3,15; 히브 10,21 참조) 교회가 모든 이를 위한 집이 되고, 그 안에서 모든 이가 가정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2차 바티칸 공의회도 가정에 관한 복음이 가정 교회’(교회헌장 11항 참조)로 불리는 가정 안에서 구체화됨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교회는 가정들의 가정이고, 모든 가정 교회의 삶을 통하여 끊임없이 풍요로워집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가정과 교회의 상호작용을 깊이 생각해 보는 것은 우리 시대에 교회를 위한 소중한 선물이 됩니다.”(사랑의 기쁨, 87)

 

가정의 현실과 대처

 

4. 성경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가정의 현실은 이상적이거나 낭만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매우 복잡하고 다양합니다. 인간의 타락과 함께 펼쳐지는 구세사 안에서 부부관계와 가정생활도 타락과 파탄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성경은 매우 현실적이고 솔직하게 가정의 현실들을 우리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성경이 보여주는 이런 현실적인 이야기들은 오히려 우리에게 위로가 될 수 있습니다. 가정에 대한 문제들은 오늘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늘 그래 왔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우리가 가정의 가혹한 현실도 직시하여 가정의 슬픔과 염려, 그리고 눈물도 함께 나누어야 함을 일깨웁니다.

오늘날 가정의 현실은 더 복잡하고 다양합니다. 지역 교회는 보다 더 적극적으로 자기 교회가 처한 구체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현실을 진단하고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교구 역시 우리 교구의 특수 상황을 고려한 특별한 사항이 있다면 보다 더 적극적인 관심을 함께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다문화 가정과 독거노인, 결손조손 가정에 대한 교회의 관심입니다.

 

5.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교회가 따라야 할 전형은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 주신 모범이라고 강조하시면서(사랑의 기쁨, 64항 참조), 교회 사목자들에게 한 가지 일반적인 원칙을 제시하십니다.

어려운 상황이나 상처 입은 가정들과 마주할 때, 다음과 같은 일반적인 원칙을 늘 명심하여야 합니다. ‘사목자들은 진실을 알기 위하여 상황 파악을 조심스럽게 해 나갈 의무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가정 공동체, 84) 그러므로 사목자들은 교회의 가르침을 명확히 설명하여야 하지만, 여러 복잡한 상황들을 고려하지 않은 판단을 내려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그들이 처한 상황 때문에 겪는 고통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사랑의 기쁨, 79)

 

가정의 쇄신을 위하여

 

6. 먼저 기도해야 합니다. 쇄신의 주도권이 하느님에게 있기에 먼저 자신을 하느님께 맡기기 위해서입니다. 가족관계 회복을 위하여 자신을 위해 기도하고 서로를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잘못이 있으면 참회하고 용서를 청해야 합니다. 그리고 서로 화해해야 합니다. 그러면 하느님께서 친히 깨어진 가족관계를 회복하시고 망가진 가정을 새롭게 똑바로 세우실 것입니다.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든다.”(묵시 21,5)고 말씀하신 하느님께서 친히 훼손된 가정을 그 본디 모습으로 되돌리실 것입니다.

7. 가정을 하느님의 선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마태 19,6)는 예수님의 말씀대로 부부가 맺은 계약이 하느님과 맺은 계약에 의해 존중받으니 하느님께서 친히 축복하신 가정은 우리에게 복음이 됩니다. 가정하느님의 선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가정에 관한 복음을 받아들이고 믿는 사람입니다.

 

8. 회개해야 합니다. 근본적인 쇄신은 마음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완고한 마음을 치유하고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회개가 필요한데 이는 특히 그리스도의 은총을 통해서 가능합니다. “너희에게 새 마음을 주고 새 영을 넣어 주겠다. 너희 몸에서 돌로 된 마음을 치우고, 살로 된 마음을 넣어 주겠다.”(에제 36,26) 이 예언의 말씀이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되었고, 이제 성령을 통해서 이 모든 것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끊임없는 회개와 쇄신을 통하여 깨어진 혼인의 상처가 치유되고 가정이 본 모습을 제대로 찾게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혼인 관계가 깨진 이들을 위한 특별 피정 프로그램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9. 부부는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가정사에는 온갖 종류의 위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극복된 위기는 오히려 혼인과 가정의 새로운 단계를 사는데 보탬이 됩니다. 그래서 모든 위기는 부부가 서로 더욱 가까워지거나 혼인의 의미에 대해 조금 더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부부가 다가오는 위기를 마주하여 도전을 받아들이고 이러한 것들이 가정생활의 일부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람직합니다.”(사랑의 기쁨, 232) 이를 위해 특별히 경험이 많은 주변의 부부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도움을 줄 필요가 있습니다.

 

10.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가정의 문제들은 혼자 풀 수 없는 문제들입니다. 함께 대면하고 함께 풀려고 노력할 때 문제도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가정의 성소(聖召)란 혼자 사는 성소가 아니라 특별히 함께 사는 성소입니다. 그리고 함께 사는 이유는 보다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희망과 확신 때문입니다. 사실 가정에는 드러난 문제들보다 감추어진 보화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정생활을 갈망하고 가정에서의 기쁨을 최고의 기쁨으로 여깁니다.

어떻든 가정의 행복을 위해서 당사자들은 물론 주변(국가, 사회, 교회)에서 함께 노력한다면 가정의 불행과 비극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깁니다.

가정에 관련된 우리의 가장 중요한 사목 과제는 사랑을 강화하고 상처의 치유를 도와주어 우리 시대에 이러한 비극이 만연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입니다.”(사랑의 기쁨, 246)

 

 

20161127일 대림 제1주일

천주교안동교구장 권혁주 요한크리소스토모 주교

천주교안동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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