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회 농민주일(26/07/19)
“생명의 밥상” 함께 차리기
제31회 이번 농민 주일(2026.7.19.)을 맞아, 1박 2일 동안 함께 가진 안동교구와 서울 대교구의 이번 만남은 다른 어느 때의 만남보다 특별하고 소중했으리라 짐작됩니다. 폭염과 폭우까지 견디면서 1박 2일간 농촌 분회에서 함께 머물면서 일상을 나눈 체험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소중한 체험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도시와 농촌, 농촌과 도시가 함께 한 현장 체험을 통해 땅과 생명의 소중함을 체득한 생명 공동체적인 이러한 연대가 앞으로도 꾸준히 소통하고 친교를 나누는 지속 가능한 도·농 관계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도시와 농촌, 농촌과 도시의 이러한 만남이 지속적인 생명의 밥상을 함께 차리는 운동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우리들의 이러한 만남이 앞으로 도·농간의 좋은 상징적인 만남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우리 안동교구는 2025년 지난해에 교구의 사목 방향인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에 서 특별히 농촌과 농민과 함께 4년 차 여정에 따라 ‘생명의 밥상을 함께 차리자’는 슬로건 아래 교구 내 농민회 분회 11개 공동체 사목 방문하였습니다. 이렇게 한꺼번에 계획을 잡아 분회 방문을 하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분회별로 준비한 공동체 역사와 활동 상황을 보고받고 나누는 자리에서 저는 참으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그동안 힘든 생명 농업에 기울인 구성원들의 노력과 희생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고, 지난 20년, 30년, 40년, 50년을 한결같이 오로지 농업 농촌을 살리는 일에 투신하며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가꾸어야겠다는 일념으로 살아온 구성원들의 노력에 머리 숙여 감사드렸습니다. 신앙이 없었다면 도저히 불가능했을 것이리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농촌 농민들에 대한 좀 더 많은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고, 특별히 생명 농업을 하는 우리 농민들을 하느님의 창조 사업의 적극적인 협력자들로 여기며 존경하고 함께해야겠다는 다짐까지 하게 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농민 주일 담화 내용 중에 ‘생명의 밥상을 함께 차리는 운동’에 집중해서 그 의미를 함께 헤아려 보고 싶었습니다. 그 일부 내용을 옮겨 적어 보았습니다.
『농민은 생명의 터전을 온전히 보존하여 다음 세대에게 전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느님의 창조물인 모든 생명이 그러하듯 인간도 자연이 내어주는 먹거리로 생명을 유지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받는 한 끼의 식사는 결코 작은 일이 아닙니다. 그 밥상 위에는 수많은 생명과 농민의 땀, 그리고 하느님의 은총이 함께 차려져 있습니다. 우리가 이 진실을 기억하며 식탁 앞에 앉을 때, 한 끼의 밥은 감사의 기도가 됩니다.
농민 주일을 맞아 도시의 소비자인 시민들에게 더욱더 굳건한 연대를 요청합니다. 소비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생명을 향한 윤리적 행동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식탁에 올릴지 선택하는 일은, 곧 우리가 어떤 땅을 후손에게 물려줄지를 결정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가격만을 앞세운 선택이 쌓일수록, 우리의 식탁은 위협받고 우리가 지켜야 할 지구의 환경 또한 위태로워집니다. 반대로, 친환경 방식으로 정성껏 길러낸 지역 농산물을 고르고 제철 먹거리를 이웃과 나누는 작은 선택 하나하나가 곧 생명을 살리는 연대가 됩니다. 한국 천주교회는 ‘우리 농촌 살리기 운동’을 통하여 생산자인 농민과 도시의 소비자가 서로를 지키는 공동체적 관계로 소중한 연대를 이루어 왔습니다. 한 가정이, 한 본당이 ‘우리 농촌 살리기 운동’에 함께할 때, 우리는 비로소 밥상 앞에서 농민의 얼굴을 기억하게 되고, 도시와 농촌은 서로를 살리는 한 식구가 됩니다.』(제31회 농민 주일 담화 내용 중에서)
그리하여 … 우리가 정말로 ‘생명의 밥상을 함께 차리는 영원한 식구들’이 되면 참 좋겠습니다. 오늘 농민 주일을 맞아 특별히 다음 ‘농민을 위한 기도’를 함께 바치고 싶습니다.
[ … ]
농업이 경시되는 상황에서도
땀을 흘려 농사짓는 농민들이
하느님의 창조 사업에 함께 하고 있음을 깨달아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고
농사일을 더욱 소중히 여기게 하소서
날이 갈수록 생명이 죽어가고
공동체가 파괴되어 가는 오늘날에도
모든 이가 마음의 고향인 농촌에 관심과 애정을 기울이고
온갖 죽어가는 것들을 살리는데
앞장서게 하소서
그리하여
사랑과 일치와 신뢰가 싹트게 하시고
농촌과 도시가 하나로 이어져
온 누리에 생명이 살아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