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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장 말씀

교구장말씀성유축성미사(2026.04.02)
  • 작성자 홍보전산
  • 작성일 2026-04-08 오전 11:48:01
  • 조   회 13

가난한 이들을 향한 사랑에 관하여

내가 너를 사랑하였다(레오 14세 교황의 첫 회칙)

 

레오 14세 교황님의 첫 회칙 내가 너를 사랑하였다에 담긴 내용을 중심으로 우리가 어떻게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선포할지'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봅시다.

 

예수님께서는 나자렛 회당에 나타나 이사야 예언자의 두루마리를 읽으시고, 예언자의 말씀을 자신에게 적용하셨습니다.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으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기 때문이다.” (루카 복음서 4,18; 이사야서 61,1 참조) 이로써 그분은 역사의 현장에서 하느님의 사랑의 가까움을 이루시러 오신 분임을 드러내십니다.(21)

우리는 가난한 이들의 울부짖음을 들음으로써, 항상 당신 자녀들, 특히 가장 궁핍한 이들의 필요를 염려하시는 하느님의 성심 속으로 들어가도록 요청받습니다. 만일 우리가 그 울부짖음에 반응하지 않는다면, 가난한 이들은 주님께 우리를 거슬러 울부짖을 수 있으며, 우리는 죄를 짓게 될 것입니다 (신명기 15,9 참조). 이는 곧 하느님의 성심에서 멀어지는 것입니다.(8)

가난한 이들의 상태는 인간 역사 전체를 통틀어 우리의 삶, 사회, 정치 및 경제 체제, 그리고 교회를 향한 끊임없이 도전하는 울부짖음입니다. 우리는 가난한 이들의 상처 입은 얼굴에서 무고한 이들의 고통, 그리고 따라서 그리스도 자신의 고통을 봅니다. 가난한 이들과 가난의 다양한 면모에 대해 더욱 정확하게 말해야 할 것입니다. 실제로 가난에는 여러 형태가 있습니다. 물질적 생계 수단이 부족한 이들의 가난, 사회적으로 소외되어 자신의 존엄과 능력을 표현할 수단이 없는 이들의 가난, 도덕적, 영적 가난, 문화적 가난, 개인적 또는 사회적 약함이나 취약함에 처한 이들의 가난, 권리, 공간, 자유가 없는 이들의 가난 등이 있습니다.(9)

그리스도인의 연민은 특별히 병들고 고통받는 이들을 간호하는 일에서 발현되었습니다. 눈먼 이, 나병 환자, 중풍 병자를 고치신 예수님의 공생활에 나타난 표징들에 근거하여, 교회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주님을 쉽게 알아보는 병자들을 돌보는 일이 자신의 사명의 중요한 부분임을 이해합니다. 자신이 주교로 있던 카르타고 시에 역병이 돌았을 때, 성 치프리아노 주교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병자들을 돌보는 일의 중요성을 상기시켰습니다. “이 역병과 전염병은 너무나 끔찍하고 치명적으로 보이지만, 실은 각자의 의로움을 찾아내고 인류의 마음을 시험하여, 건강한 이들이 병든 이들을 섬기는지, 친척들이 진심으로 서로 사랑하는지, 주인들이 병든 종들을 불쌍히 여기는지, 의사들이 도움을 간청하는 병자들을 버리지 않는지를 살핍니다.” 병자를 방문하고, 그들의 상처를 씻어 주며, 고통받는 이들을 위로하는 그리스도인 전통은 단순한 박애주의적 노력이 아니라, 교회의 지체들이 고통받는 그리스도의 살을 만지는교회의 행위입니다.(49)

그리스도인의 사랑은 모든 장벽을 허물고, 멀리 떨어져 있던 사람들을 가깝게 하며, 낯선 사람들을 하나로 묶고, 원수를 화해시킵니다. 인간적으로는 건널 수 없는 심연을 건너고, 사회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스며듭니다. 그리스도인의 사랑은 본질적으로 예언자적입니다. 기적을 행하고 한계가 없습니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가능하게 만듭니다. 사랑은 무엇보다도 삶을 바라보는 방식이자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사랑에 한계를 두지 않고, 싸워야 할 적이 없고 오직 사랑해야 할 사람들만 있는 교회가 바로 오늘날 세상에 필요한 교회입니다.(120)

 

저는 올해 교구장 사목 교서 함께 걸으며 복음을 살아갑시다.”/ - 관계의 회심으로 새로워지는 교회 -의 실천사항 중 하나를 구체적으로 체험하기 위해, 교구 사목 국장 신부(황영화)와 해당 본당 신부의 안내를 받아 병자 방문(목성동 2, 용상동 1)을 하였습니다. 우선 상징적으로 안동 시내 본당 목성동 두 가정, 용상동 한 가정 방문을 다녀왔습니다. 병자 방문 대상자들을 간단히 소개해드리자면, 교통사고 부상으로 인해 전신 마비 상태에서 35년 동안 병상에 누워있는 한 자매(80세 심순옥 율리안나)와 역시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 남편과 전신 마비 아내(박학용 아우구스티노, 손영혜 프란체스카 부부로 재활원에서 2014년 송현동 성당에서 혼배)가 서로 의지하며 살고 있고, 또 다른 한 가정 용상동 신자는 특별한 질병은 없지만 혼자 사시는 어르신 노환 봉성체 대상자 한 자매(87세 김기술 마리아)입니다. 앞으로도 시간을 내어 다른 본당 병자 방문도 할 예정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병자 방문을 하면서 새롭게 많은 것을 느꼈고 중요한 것은 선언이나 선포를 넘어 실제로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병자 방문을 마치면서 긴 시간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 계셨던 한 자매한테서는, 혹시 기도 부탁하실 것이 있으면 부탁하시라고 말씀드렸더니 이제 빨리 하느님 품으로 가고 싶다.’고 하셔서 마음이 짠하고 좀 아팠습니다. 얼마나 견디기 힘드셨으면 그러하셨을까 하는 여운이 아직도 가슴 한구석에 남아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레오 교황님께서도 앞에서 말씀하셨지만, 가난한 사람들에는 여러 부류가 있습니다. 몸이 아픈 사람들도 있고, 마음이 아픈 사람들도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살기 힘든 사람들도 있고, 경제적으로는 부족함이 없더라도 다른 이유로 외롭고 아픈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들 모두가 우리가 함께 특별히 사랑하고 돌보아야 할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예수님께서 그렇게 하셨듯이, 우리도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며, 그들을 극진히 사랑하고 돌보며, 그들에게 참 희망과 위로를 드려야 할 것입니다. 특별히 최일선에서 복음을 선포하는 우리 사제들이 해야 할 일들이 될 것입니다. 특히 요즘은 전쟁으로 고통받으며 어려움 중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별히 그들을 위해 기도하며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길 바라며 간절히 기도합시다.

 

 

다 아시다시피 오늘은 우리 모두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정희욱 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사제서품 50주년 금경축입니다. 영성체 후에 따로 축하식을 할 것이지만 미리 박수로 함께 축하드리고 싶습니다. 정 신부님에게는 크게 자랑해도 지나치지 않을 한 가지 사건이 있습니다. 이미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부제 때부터 하루도 빠지지 않고 꼬박 일기를 써오셔서 노트가 무려 90권도 넘는다고 합니다. 일상을 열심히 살아오셨다는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모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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