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상지대학교 개교 56주년 기념 미사(26/03/04)
“진정한 자유인(自由人)이 되십시오!”
<어떤 사람이 몸이 안 좋아 한의원을 찾아갔습니다. 이야기를 들은 한의사가 이리저리 진맥을 마친 뒤 처방을 내렸습니다. “3년 말린 쑥을 달여 드십시오.” 한의원을 다녀 온 그 사람은 그때부터 3년 말린 쑥을 찾아 이 집 저 집 다니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3년 말린 쑥은 어디에서도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그는 7년 동안 쑥을 찾아 헤맨 끝에 약을 한 번 써보지도 못하고 죽고 말았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일깨워주기 위해 만든 하나의 교훈적인 예화입니다. 보시다시피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스스로를 살릴 수 있는 기회는 여러 번 있었습니다. 스스로 해결할 의지만 있었어도 쑥을 찾아 헤맨 7년 동안에 몇 번이라도 의사가 처방한 대로 “3년 말린 쑥을 달여 먹고”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삶을 다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의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지 못한 것입니다. 자기 인생을 항상 다른 사람의 손에만 의지해온 결과라고 단순하게 생각하기에는 그 결과가 너무나 엄청납니다. 그러나 생각을 바꾸어서 ‘스스로 한 번 해보겠다.’는 시도만 했었어도 그 결과는 반대로 나왔을 것입니다. 이것이 자유(自由)의 소중함입니다. 이렇게 자유는 죽음을 삶으로 바꾸며 우리를 신명나게 살도록 이끌어 줍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비유를 들어, 계획한 것을 잘 준비하고 잘 마무리하기를 권고하십니다. “너희 가운데 누가 탑을 세우려고 하면, 공사를 마칠만한 경비가 있는지 먼저 계산해 보지 않느냐? 그러지 않으면 기초만 놓은 채 마치지 못하여, 보는 이마다 그를 비웃기 시작하며, ‘저 사람은 세우는 일을 시작만 해놓고 마치지는 못하였군.’ 할 것이다.”(루카 15,28-30)
‘진정한 자유인’이란 자기 삶을 계획하며 잘 준비하고 잘 마무리하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자유를 잘 선용하는 ‘진정한 자유인’이란 자기 삶에 대해서도 무한 책임을 다하는 책임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제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자유인”이라는 별명을 붙여드리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이제 여러분 모두에게 ‘진정한 자유인’으로 살아달라고 부탁드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진정한 자유인’이란 자기 삶을 스스로 책임지고 이끌어가는 사람입니다. 부족하고 아쉬웠던 과거는 잊고 이제 정말로 무엇인가 다시 새롭게 시작해보려는 여러분 모두 ‘멋진 자유인’이 되어 보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김남주 시인의 ‘자유’라는 시를 함께 음미하며 자유가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습니다.
<만인을 위해 내가 일할 때/ 나는 자유이다/ 땀 흘려 힘껏 일하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 라고 말할 수 있으랴// 만인을 위해 내가 싸울 때/ 나는 자유이다/ 피 흘려 함께 싸우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 라고 말할 수 있으랴// 만인을 위해 내가 몸부림칠 때/ 나는 자유이다/ 피와 땀과 눈물을 함께 나눠 흘리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사람들은 맨날/ 겉으로는 자유여, 형제여, 동포여! 외쳐대면서도/ 안으로는 제 잇속만 차리고들 있으니/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제 자신을 속이고서.>[김남주의 시, ‘자유’/ 안치환의 노래 ‘자유’ 가사]
오늘 개교 56주년을 맞이하는 상지(上智) 가족 여러분, 우리 모두 함께 각자에게 주어진 자유를 잘 선용함으로써 “진정한 자유인(自由人)”이 되어 봅시다! 이를 위해, 서로를 위해, 함께 기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