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천주교안동교구
사이트 내 전체검색

교구장 말씀

교구장말씀대구 관구 대신학원 입학 미사-사순 제2주일(2026.03.01)
  • 작성자 홍보전산
  • 작성일 2026-03-05 오후 1:50:22
  • 조   회 48

사순 제2주일(26/03/01)

대구 관구 대신학원 입학 미사

 

주님의 거룩한 변모와 우리의 변모

 

거룩한 변모 이야기는 주님의 변모뿐 아니라 우리의 변모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교부들의 가르침대로, 머리이신 주님께 벌어진 일은 우리에게 생기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달리 말하면, 주님의 거룩한 변모는 제자들의 변모 여정의 원천이요 목적지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거룩한 변모는 우리들의 변모 여정의 원천이요 목적지이기 때문입니다. 거룩한 변모 장면을 그리는 동방 교회의 성화(Icon)들을 보면, 현장에 있던 제자들이 혼비백산 자빠지고 넘어져 있습니다. 하느님의 현존은 지극히 황홀하기도 하지만 두려움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과 함께 있었던 제자들(베드로, 야고보, 요한)도 그랬습니다. 베드로는 너무 황홀해서 주님, 저희가 여기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하며 그 순간을 오래오래 지속하고 싶어 합니다. 오늘 복음은 주님의 변모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분의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그분의 옷은 빛처럼 하얘졌다.”(마태 17,2) 이 말씀에 대한 요한 크리소스토모 교부의 인상적인 설명을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그분은 어떻게 빛나셨습니까? 말씀해 보십시오. 매우 빛나셨습니다. 그대는 이를 어떻게 표현하겠습니까? 그분은 해처럼 빛나셨습니다.(마태 17,2 참조) 해처럼이라고 했습니까? , 왜 해입니까? 해보다 더 빛나는 천체를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대는 눈처럼 희었다고 했습니까?(마태 28,3 참조) 어찌하여 눈입니까? 눈보다 더 흰 것을 모르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정확하게 말하자면, 단순히 해가 날마다 빛나는 모습으로 빛나지는 않으셨습니다. 제자들이 땅에 엎어졌다는 이어지는 대목이 이 사실을 증명합니다.(마태 17,6 참조) 그들은 날마다 해를 보고도 넘어지지 않았으니, 그분이 날마다 빛나는 해처럼만 빛나셨다면 제자들은 넘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분께서 해나 눈보다 더 찬란하게 빛나셨기에 제자들이 그 빛을 감당하지 못하여 땅에 엎어지고 만 것입니다.”

 

이처럼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는 제자들의 몸과 마음을 압도할 만큼 찬란했습니다. 그들의 예수님 현존체험은 이렇게 강했습니다.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 장면을 다시 한 번 정리해보겠습니다. 예수님 곁에는 모세와 엘리아가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메시아이시고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구약의 모든 율법과 예언이 증언하고 있습니다. 복음서에 기록된 대로입니다. 여기서 예수님은 복음과 동일시됩니다. 구약과 신약, 신약과 구약은 예수님 안에서 하나가 됩니다. ‘말씀이신 예수님이 바로 구약과 신약의 주인공이 되시고 성경 전체의 최고 주석자가 되십니다(루카 24,27 참조). 그래서 교회는 성경을 가장 올바르게 읽는 방법을 예수 그리스도의 빛으로 읽는 것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 마지막 장면에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마태 17,5) 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제 함께했던 제자들이 변모해야 할 차례입니다. 주님 곁에서, 주님처럼 변모하는 체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우선 그것은 특별히 예수님의 말씀을 들음으로써이루어질 것입니다.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울린 뒤 제자들이 곧바로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고 예수님만 보였습니다. “예수님 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마태 17,8)고 전하는 복음서의 표현은 제자들이 더욱 예수님만을 믿고 예수님 말씀을 충실히 듣고 전해야 한다는 복음의 선포 사명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의 자리에서 예수님의 현존체험을 했던 제자들을 통해 말씀을 들음으로써세상 사람들이, 아니 우리가 예수님의 온전한 거룩한 변모[구원, 부활, 영광]에 참여하게 되는 축복을 함께 누리게 될 것입니다. 여기 있는 우리도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축복을 나누어 받고 있습니다. 그것은 특별히 우리들의 말씀 체험과 말씀 봉사를 통해서 주어질 것입니다. 이러한 축복은 날마다 말씀을 듣고 전하는 우리들의 복음 선포 임무를 다함으로써 우리에게 덤으로 주어질 것입니다. 이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 자리에 함께 했던 제자들이 들었던 소리를, 우리 내면의 소리로 알아들어 봅시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마태 17,5) 하늘에서 들려오는 이 말씀 중에서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고 하시는 말씀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누구의 말을 들으라는 것이겠습니까? 예수님의 말씀이 아니겠습니까? 그것은 또한 하느님의 말씀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오늘 여기서 여러분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드립니다. 그것은 나의 성구(聖句) 갖기 운동입니다. ‘나의 삶을 비추어 주고 이끌어줄 하느님 말씀’, 나의 성구(聖句)’ 하나를 선택하고 정하자는 것입니다. 특별히 오늘 새롭게 시작하는 신입생 여러분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한국 천주교회는 WYD(세계청년대회) 앞두고 앞으로 전 신자 성구 갖기 운동을 전개하자고 제안하고 있습니다.(2026년 춘계 주교회의 정기총회 의안)

자기 성구 갖기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자는 의미에서, 저도 오늘 여러분들에게 저의 사제 수품 성구를 소개해 드립니다. 여러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저의 사제 수품 성구는 테살로니카 전서 516절에서 18절에 있는 말씀,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이 말씀에 대한 저의 간단한 묵상을 이렇게 덧붙이고 싶습니다.

 

<기쁨과 기도와 감사는 저를 사제로 부르신 주님께 드리는 저의 최소한의 응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신앙이 한평생 저의 사제생활을 더 풍요롭게 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어떤 길을 가든지 그것이 하느님의 말씀이며 하느님께서 지시하신 길이라면 그 길은 가장 고귀한 길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기뻐하며 기도하는 일, 그것은 저 자신을 모든 일에 감사하는 복된 삶으로 인도하는 단초가 되리라 믿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러한 의미를 마음에 새기며 이 말씀을 사제 수품 성구로 선택했습니다.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1테살 5,16-18)

 

감사하는 마음은 언제나 제가 사랑받고 있는 존재임 생각하게 했습니다. 하느님으로부터 사랑받고 있고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깨달았을 때는 어디선가 힘이 솟는 것 같았고 하는 일도 즐거웠습니다. 산다는 것 자체가 신났습니다. “그대가 가진 것 가운데에서 받지 않은 것이 어디 있습니까?”(1코린 4,7)라고 말한 사도 바오로의 말씀을 다시금 마음에 새기며 살게 되었습니다. 제가 사제가 된 것이 그랬고 매일매일 사제로 살아가는 것 자체도 그랬습니다. 이것이 사제로서 저의 첫 마음이었습니다. >

천주교안동교구

Copyright(c) acatholic.or.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