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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장말씀신기동 성당 설립 60주년 감사미사(2025.10.26)
  • 작성자 홍보전산
  • 작성일 2025-10-29 오후 12:04:59
  • 조   회 183

 

바리사이와 세리의 비유(루카 18,9-14)

 

오늘 우리는 신기동 본당 60주년 기념 감사미사를 함께 봉헌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수고한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들을 기억하며 함께 기도하고 감사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친히 그들을 축복해주시고 갚아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사람에게 있어서도 60세 생일 환갑·회갑은 예로부터 큰 잔치로 축하와 축복을 빌어주는 뜻깊은 날이었습니다. 환갑(還甲)을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다시 태어난 해를 뜻하고 회갑(回甲)인생의 반환점을 맞이하는 해를 뜻합니다. 다시 말해서 환갑이나 회갑은 인생을 새롭게 시작하고 출발한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환갑이나 회갑이라는 이러한 해석에 우리가 요즘 하는 말로 인생은 60부터라는 뜻도 곁들인다면 그 의미가 더 새롭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60대는 아직 청년이라고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환갑·회갑을 기존 생일처럼 지나가기도 하고 가족이나 가까운 친척과 함께 소박하게 보내기도 하지만, 예전에는 병풍을 세우고 환갑을 맞은 자와 배우자가 그 앞에 앉아있고 자식들이 환갑을 맞이한 부모에게 큰절을 올렸고 잔치는 온 동네 사람들을 초대하여 성대하게 베풀어졌으며 그 잔치는 하루로 끝내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부유한 집이거나 사회적인 명성이 있는 집에서는 사흘간 잔치를 지속하기도 하였습니다. 사람들의 이러한 60세 생일 환갑 잔치의 의미를 오늘 신기동 본당 설정 60주년 기념 감사 축제에도 같이 적용해 신나는 잔치의 기쁨을 함께 누릴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신기동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오늘을, 사람들의 환갑이나 회갑처럼 여겨 영적으로 새롭게 태어나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계기로 삼는다면 이보다 더 큰 축복은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신기동 본당 설정 60주년을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의롭다고 자신하며 다른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자들”(루카 18,9), 곧 바리사이들에게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습니다. 그 내용은 성경이 제목을 붙이고 있는 그대로 바리사이와 세리의 비유이야기입니다. 각각 그들의 기도를 통해 그들의 사는 모습, 곧 됨됨이를 그리고 있는데 특히 바리사이들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며 이 비유 안에는 바리사이처럼 살지 마라는 강한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1. 예수님께서 바리사이들의 정체를 어떻게 밝히시는지 함께 살펴봅시다. 한 바리사이의 기도를 예로 들면서 말씀하십니다. 이제 그 기도의 내용을 직접 한 번 살펴봅시다. 바리사이는 꼿꼿이 서서 혼잣말로”(루카 18,11) 기도하였습니다. “혼잣말로기도했다는 뜻은 하느님을 향해 기도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향해서기도했다는 뜻입니다. 자기 자신을 향해 있으면서도 그는 , 하느님!”이라고 기도합니다.

 

, 하느님! 제가 다른 사람들, 강도짓을 하는 자나 불의를 저지르는 자나 간음을 하는 자와 같지 않고 저 세리와도 같지 않으니,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일주일에 두 번 단식하고 모든 소득의 십일조를 바칩니다.(루카 18,11-12)

 

이 기도 전체 내용을 통해 바리사이가 자신에 대해 가졌던 생각과 하느님에 대해 가졌던 생각과 이웃에 대해 가졌던 생각을 구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원래 기도란 삶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도 결국은 바리사이가 자신과 하느님과 이웃에 대해 가졌던 생각을 밝히시면서 그의 기도가 옳지 않다는 사실을 분명 지적하고 계십니다.

바리사이가 하느님에 대해 가졌던 생각을 보면 , 하느님!” 하며 우선 하느님을 찬미하며 기도를 시작합니다. 그러나 곧 그 찬미를 자신에게 돌립니다. 바리사이가 하느님을 찬미한 것은 하느님의 거룩함 때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거룩함 때문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 그에게 베푸신 많은 선물 때문에 하느님께 빚지고 있는 이는 바리사이 자신인데도 모세 법을 완벽하게 준수한 것 때문에 그에게 빚진 분은 오히려 하느님이 됩니다. 그래서 사실 바리사이들은 모세 법을 지키기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자기들을 구원하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사람들입니다.

바리사이가 이웃에 대해 가졌던 생각을 보면 그에게는 자기와 자기 동료만을 거룩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뿐 다른 모든 이는 죄인입니다. “제가 다른 사람들, 강도짓을 하는 자나 불의를 저지르는 자나 간음을 하는 자와 같지 않고 저 세리와도 같지 않으니,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루카 18, 11)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와 같이 자신은 의롭게 여기고 다른 사람들은 업신여기는 태도로 기도하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하느님도 이웃도 안중에 두지 않는 사람들에게 엄하게 경고하십니다. “너희는 바리사이처럼 살지 마라!”

 

2. 바리사이와 대조적으로, 세리는 멀찍이 서서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 엄두도 내지 못하고 가슴을 치며 말합니다.

 

,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루카 18,13)

 

얼마나 단순한 기도입니까? 훌륭한 기도는 많은 말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세리는 이 기도를 몇 번이고 반복해서 할 뿐입니다. 자기 자신만 생각하며 살았던 죄인 세리가 하느님께 자신을 맡기며 다른 사람들, 곧 이웃과 함께 하느님께 나아갑니다. 세리의 겸손한 마음이 구름을 뚫고 이미 하늘에 닿았습니다.(집회 35,21 참조)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의 가르침 : “헛된 자만만큼 기도와 동떨어진 것은 없다.”(Hom. 3 in Matthaeum) 기도는 자기 과시가 아니라 자기 비움이다. 겸손하게 자신을 낮출 때 비로소 하느님의 은총을 받을 수 있다.]

 

여기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개인기도(밤기도)에 대한 고백의 말씀 하나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밤에, 자러 가기 전에, 저는 이렇게 짧은 기도를 합니다. ‘주님, 주님이 뜻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기도를 다섯 번 바칩니다. 예수님은 그분의 상처로 우리를 깨끗이 씻어 주셨기 때문에, 예수님의 오상 하나에 한 번씩 주님의 기도를 바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언제나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십니다.”(일반알현, 2016. 6. 22)

 

본당 설정 60주년을 맞는 사랑하는 신기동 교우 여러분, 여러분 모두가 본당 설정 60주년을 준비하면서 함께 기도하고 서로 나누고 섬기며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며 살기 위해 함께 노력하였습니다. 본당 설정 60주년 기념 감사 축제를 지내는 여러분 모두에게 하느님의 큰 축복이 함께 하길 빌며 다시 한번 축하드리고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이 마음을 모아 열심히 함께 바쳐온 본당 설정 60주년 기도의 지향대로 꼭 이루어지기를 빌며, 다시 한번 오늘의 마무리 기도로 이 기도를 함께 바치고 싶습니다.

 

자비를 베푸시는 하느님 아버지!

한결같이 보살펴 주신 모든 은혜에 대하여

감사와 찬미를 드리나이다.

 

본당 설정 60주년을 준비하며

새로운 마음으로 저희 본당 공동체를 주님께 봉헌하오니

저희가 사랑과 섬김, 나눔의 정신으로

예수 성심을 닮은 친교의 교회가 되게 하소서.

 

주님의 말씀을 믿고 따르는 이가

내 어머니요 내 형제라 하셨으니,

본당 공동체에 속한 모든 가정이

마리아와 요셉을 닮은 성가정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을 통하여

하느님 안에서 일치하기를 바라시는 주님!

본당의 모든 자녀들이 사랑으로 하나 되어,

주님께는 영광이 되고,

60주년을 맞이하는 저희 공동체에는 기쁨이 되게 하소서.

 

[일치의 친교를 이루시는 성령과 함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본당의 주보이신 성 요셉!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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