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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4일 연중 제31주일] "사랑, 지금 이 순간 행해야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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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지금 이 순간 행해야 하는 것.

 

 

찬미예수님~!!!

우리 사람들은 사랑이라는 말을 정말 많이 접하고 또 사용하면서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사랑이라는 주제로 많은 노래들이 불려지고, 많은 책들이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사랑 이야기는 빠지지 않습니다. 또한 많은 가족들, 연인들, 친구들이 서로 사랑한다고 말들 합니다. 이것은 그만큼 우리 사람들에게 있어서 사랑이라는 것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참으로 가치 있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철학자들은 이 사랑을 여러 가지로 설명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에로스, 필로스, 아가페인데,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에로스는 남녀 간의 사랑, 필로스는 친구 간의 우정, 아가페는 전적인 사랑입니다. 세 가지 모두 가치 있는 것이지만 우리가 결국 향해야 하는 것은 아가페, 전적인 사랑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책에서 아가페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가페는 전적인 사랑입니다. 아가페를 경험했거나 느끼는 사람은, 이 세상에 사랑 말고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가페는 예수께서 인류를 위해 품었던 사랑이기도 하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품었던 그 사랑’, 전적인 사랑인 아가페를 모든 계명 가운데 첫째가는 계명과 둘째가는 계명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고, 이것 말고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의 개념에 대해 논하기 보다는, 사랑이 무엇이라고 정의하기 보다는 사랑을 몸소 실천에 옮기고, 그 사랑을 느끼고 체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느 가족이 아버지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계획을 짰습니다. 엄마는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준비하고, 큰 아들은 집안 청소, 딸은 집을 멋지게 장식하고, 작은 아들은 카드를 그리기로 했습니다. 드디어 생일날 아침, 아버지가 직장에 나가자 엄마와 아이들은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아버지는 점심 때 돌아왔습니다. 부엌에 가서 아내에게 물 좀 달라고 했습니다. 음식준비에 여념이 없는 엄마가 말했습니다. “나 지금 바쁘니까 직접 따라 드실래요?” 거실에서 청소를 하고 있던 큰아들에게 부탁했습니다. “아버지 실내화 좀 갖다 주렴?” 그러나 큰 아들이 대답했습니다. “저 지금 바쁜데 아버지가 갖다 신으세요.” 아버지는 할 수 없이 그렇게 했습니다.

아버지가 집안 여기저기를 장식하고 있는 딸에게 말했습니다. “담당의사에게 전화 좀 해서 아버지가 평소에 먹던 약을 처방해달라고 해주렴.” 딸이 대답했습니다. “저 지금 바쁘니까 아버지가 직접 하세요.” 아버지는 힘없이 그러지.”하고 말하고는 이층 침실로 올라갔습니다.

그때 작은 아들이 자기 방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었습니다. “뭐하니?”하고 아버지가 물었습니다. 작은 아들이 대답했습니다. “아무 것도 안 해요. 근데 아버지, 저 혼자 있고 싶으니까 문 좀 닫고 나가 주실래요?”

아버지는 침대에 가서 누웠습니다. 드디어 저녁때가 되어 파티를 위한 모든 준비가 완료 되었습니다. 침실에 들어가 아버지를 깨웠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사랑한다는 것은 나중에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이 순간에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사랑은 나중에 더 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작은 것이라도 실천할 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슬기롭게 대답하는 율법학자에게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고 이르셨습니다. 우리들은 슬기롭게 대답할 뿐만 아니라 슬기롭게 지금 이 순간 부족하더라도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여 하느님 나라를 우리 가운데 이루어 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함창 본당 보좌 손대혁 루치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