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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일 예수 부활 대축일] 그리스도 안에서 ‘쇄신의 삶’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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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 안에서 쇄신의 삶 

 

쇄신의 삶이란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묵시 21,5) 하는 삶입니다. 이러한 쇄신의 삶을 사는 사람에게는 사도 바오로의 다음 말씀을 적용시킬 수 있습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그는 새로운 피조물입니다. 옛것은 지나갔습니다. 새것이 되었습니다.”(2코린 5,17) 그리고 또 쇄신의 삶은 그리스도인들이 세례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묻히고 되살아나는 새로운 삶(로마 6,4)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사는 쇄신의 삶이 부활의 삶과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세례로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달렸으며 그리스도와 함께 죽음에 묻혔습니다.(갈라 2,19; 로마 6,4 참조) 그리스도 예수님께 속한 이들은 자기 육을 그 욕정과 욕망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갈라 5,24)

그리스도와 함께 되살아나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와 함께 죽어야 하는데, 세례를 통해 그리스도와 함께 죽는다는 것은 전통적으로 죄에 죽는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이는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이 따라야 할 첫 번째 조건으로 금욕생활과 참회생활을 통해 죄의 결과와 우리 안에 새겨진 그 죄의 흔적들에 죽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두 번째 세례인 고해성사를 통해 날마다 범하는 죄에 있어서 다시 죽어야 합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죽는 것은 그분과 함께 다시 태어나고 다시 살기 위해서입니다. 사도 바오로의 고백처럼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갈라 2,20) 그리스도께서는 우리가 숨 쉬는 공기와 같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 생명의 중심에 계십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분을 떠나서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세례의 신비, 죽음과 부활의 신비가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도록 합니다. 전례적으로 부활 대축일은 우리로 하여금 죽음과 탄생의 이 신비를 다시 살게 해줍니다. 사순절의 참회와 부활 판공성사로 우리가 죄에 죽고, 그리스도 안에서 쇄신의 삶을 다시 살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쇄신의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은 먼저 죄에 죽어야하는데 죄 중에서 가장 큰 죄는 어떤 죄이겠습니까? 제가 보기에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죄가 죄 중에서 가장 큰 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한 15,13)는 주님의 가장 큰 계명을 어긴 죄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죄에 죽는다는 가장 적극적인 의미는 형제를 위하여 죽을 수 있을 만큼 그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님께서는 최후 심판의 기준으로도 형제 사랑을 제시하셨습니다. 또한 가장 보잘 것 없는 형제들 가운데 하나를 당신과 동일시하기까지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결국 죄에 죽는다는 것은 형제를 위해 죽는 삶을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형제를 위해 희생하고, 섬기고, 베풀며 사랑하는 모든 행위를 죄에 죽는 행위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우리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가 함께 해야 할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목마른 사람들, 굶주리는 사람들, 이주민들과 난민들, 헐벗은 사람들, 고통받는 사람들과 아픈 사람들, 억울하게 갇히거나 죽은 사람들 등 우리가 사랑하고 돌보아야 할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특히 최근에 미투(Me Too)’ 운동에 참여하는 이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함께 하는 일, 그리고 70주년을 맞는 제주 4.3 사건의 희생자들과 그 유족들의 아픔에 함께 하며 그 역사적인 의미를 함께 되새기는 일도 형제를 위해 죄에 죽는 삶’, 형제를 사랑하는 일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삶에 초대되신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지금 본당의 쇄신이라는 슬로건 아래 각자 처해진 처지에 따라 쇄신의 삶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그리스도 몸의 한 지체로서 그리스도 안에서 쇄신의 삶을 새롭게 살고자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본당의 쇄신을 위해 어떠한 쇄신의 삶을 사는 것이 구체적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이 되는지를 각자 한 번 찾아봅시다. 무엇보다도 본당 공동체를 참 친교의 집으로 만들기 위해 어떻게 구체적으로 형제를 위해 죄에 죽는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해 봅시다. ‘세상의 쇄신을 위해서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도 함께 생각해 봅시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 주 그리스도께서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사는 쇄신의 삶으로 부활의 축복과 은총을 맘껏 얻어 누립시다.

 

주님, 저희 모두가 쇄신의 삶을 살아 본당의 쇄신을 이루게 하소서. 아멘

      

 

201841일 예수 부활 대축일

      

 

천주교 안동교구장 권혁주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