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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5일 연중 제28주일(군인주일)] 군 복음화, 새로운 열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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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복음화, 새로운 열정으로

 

 

찬미 예수님!

제가 지난 해 5월에 군종교구로 파견되어 이제 14개월을 막 지나고 있습니다.

지난 대림시기부터 저희 군종교구는 군 복음화, 새로운 열정으로라는 사목표어 아래 살아왔습니다. 새로운 군 선교를 위하여 이렇게 군인주일 강론으로 인사드립니다.

 

신체 건강한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군에 입대하여 규율에 따르고 전체성 안에서 각자의 다양성을 드러내기 보다는 공동체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단순한 모습으로 살게 됩니다. 입대하고 나서 오랫동안 끌어온 냉담을 풀고 다시 교회 안으로 돌아오는 병사들, 몰랐던 신앙의 길을 군에서 처음 접하고서 열심히 교리를 배우고 세례를 받는 병사들을 많이 만납니다.

 

과거에는 군에서 주일에 어디든지 종교 활동에 참여하도록 하여 11종교를 권면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권면이란 타이틀 뒤에 사실상 강제성이 따르는 것입니다. 왜냐면 내무반(지금의 생활관)에 남아있으면 온갖 잡일에 동원되기에 주일 아침이면 성당, 교회, 법당 어디든지 가있는 것이 병사들에게는 더 편하고 하루를 무사히 보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군 성당이 병사들로 가득했던 과거에는 군이 선교의 텃밭또는 선교의 전초기지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요즘은 상황이 많이 변했습니다.

 

 

 

매 분기별로 새로 입대하는 신세대 병사들은 신앙에 대한 자신의 소신도 뚜렷하고, 또 군내의 생활패턴과 병 관리정책도 바뀌어 요즘은 종교 활동과 선택에 있어서 개인의 자율성과 권한을 철저히 보장해 주고 있는 현실이기에 과거처럼 인산인해를 이루지는 못합니다. 천주교뿐만 아니라 기독교(개신교)와 불교도 병사모집에 있어서 마찬가지입니다. 이러다 보니 주일 종교 활동에 참여하기보다 생활관에서 쉬거나 다른 특별활동에 참여하는 이들이 더 많습니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군내 선교활동에 있어서 신자숫자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미사에 참여하는 병사들의 신앙에 대한 견고한 의지와 하느님에 대한 진심어린 신뢰의 태도를 볼 수 있어서 참으로 복된 일이라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세례 받은 병사들이 많았지만 그만큼 제대와 동시에 냉담하는 이들도 비일비재했고, 신앙심이 깊게 자리 잡은 이들은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강제성이 아닌 자원해서 오는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비록 전체 숫자는 줄었지만 참여하는 병사들의 열성과 미사참례 자세도 우수하고, 예비자들은 교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어서 오히려 내적으로 강화된 군 선교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민간에서 경험하지 못한 일상의 단순함과 반복되는 생활의 패러다임 속에서 병사들은 다시금 또는 새로이 신앙을 찾고, 미사에 참례할 때 겸손한 자세로 제대 앞에 나옵니다. 변화하고 있는 군과 병사들의 모습 안에서 우리 교회가 숫자적인 관념에 사로잡혀 실망하기 보다는 새로운 희망을 안고 새로운 열정으로 군 선교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군종교구가 더 이상 냉담자를 양성하는 곳이 아니라, 진실 되고 내실 있는 젊은 신앙인들을 양성하여 각 교구로 돌려보내는 신앙의 못자리가 되어야하기 때문입니다.

젊은 병사들은 인생에 있어서 유년기를 지나고 성인의 삶에 들어서는 문턱에 군에 입대하여 다시금 단순함을 살도록 요구받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단순히 교회자리를 채우는 머릿수에 집착하기보다, 진실하고 내실 있는 신앙인들 특히 단순함으로 무장하고 자신을 하느님 앞에서 낮출 줄 아는 이들이 교회 안으로 들어오도록 항상 기도하고, 그들을 위로하며, 믿음의 문을 언제나 활짝 열어주어야 합니다.

그러기에 민간 교구공동체가 군 선교를 위하여 영적으로 물적으로 아낌없이 후원해 주시길 간절히 기도드리겠습니다. 아울러 저 역시도 군인들을 위한 목자로서 열심히 땀 흘리며 살도록 애쓰겠습니다.

 

 

군종교구 비룡성당 이동명 사도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