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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0일 연중 제23주일]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저지르지 않습니다.’(로마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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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저지르지 않습니다.’(로마 13,10)

 

 

지난 1년동안 우리나라는 격랑의 시기였습니다. 많은 비정상들 속에 정상을 외치는 촛불이 있었습니다. 잘못을 바로 잡기 위한 외침이었습니다. 불의를 타파하신 예수님처럼 정의롭지 못한 세력, 구조들을 바로 세우기 위한 몸부림이었습니다.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불러내려 저들을 불살라 버리기를 원하십니까?”(루카 9,54) 제자들마저 하늘나라를 잘못 이해하고 불칼을 말하고 과격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우리나라 지난 대규모 집회들은 그야말로 비폭력, 평화 자체였습니다. 억울함에 앙심으로 맞서지 않았습니다. 연일 터져 나왔던 충격적인 일들에도 폭력으로 맞서지 않았습니다. 국민들 각자가 마음에 큰 상처를 받았지만, 평화로운 집회를 보면서 위로와 용기를 얻었습니다.

TV를 보면서 육두문자를 쉽게 자주 꺼내기도 했습니다. 우리 교구민이 살고 있는 지역 대부분이, 특정 정치세력의 깃발만 꼽으면 당선이 되는 곳이지만, 국정농단사태는 그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음을 순박한 시골사람의 반응을 통해 보았습니다. 할머니 몇 분이 ‘TV를 보면서 욕을 하도 많이 해서 죄를 지었다.’고 했을 때, 여러 마음이 교차되었고, 희망과 변화의 열망을 보았습니다.

 

오늘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마태18,19-20) 수백만 명의 변화에 대한 하나 된 염원으로 세상이 바뀌었고, 좀 더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는 듯합니다. 하느님은 개인의 청원보다 공동의 청원을 더 잘 들어 주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같이 미사하고, 같이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고, 같이 성시간을 보내고, 같이 레지오하고, 같이 성당의 여러 전례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나 혼자만의 신앙으로 구원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삼위일체 하느님, 공동체인 성부, 성자, 성령께서 함께 하신 것과 같이 우리도 공동체 안에서 같이 성화되어 간다면 구원은 더욱 가까울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공동체 안에서 함께 구원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공동체 안에서 더불어 함께 살다보면, 여러 문제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툼, 미움, 모함 등 종종 공동체의 일치를 해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잘못된 선택을 해서 공동체에 분란을 일으키는 사람이 있기도 합니다.

네 형제가 너에게 죄를 짓거든, 가서 단둘이 만나 그를 타일러라.’(마태18,15) 교회와 공동체에 죄를 지은 경우에 형제적 충고(레위19,17-18)를 하라는 말씀이지만, ‘너무 경솔하지 마라는 뜻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남말하기 좋아하고 여기저기 잘못된 소문을 퍼트려서 쉽게 해결될 일을 크게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을 공동체 안에서 조심해야합니다.

 

공동체의 일치와 화합은 겸손과 봉사와 사랑에 있습니다. 보상과 댓가를 바라지 말고 낮은 마음으로 열심히 봉사하고, 사랑하며 삽시다.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저지르지 않습니다.’(로마 13,10) 악과 앙심이 없는 착한 마음으로 한주간을 기쁘게 살아갑시다.

 

 

서문동 본당 허춘도 토마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