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 안에서는 다툼이 자주 일어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 혹은 집단의 이익과 안위를 생각하기에 어느 개개인 혹은 집단의 이익과 이익이 상충될 때 우리 사회 안에서는 사소한 다툼이 일어나고 때로는 큰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싸움과 다툼에서 우리는 모두 하나같이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이 이기기를 희망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 싸움에서 이겨야만 더 많은 이익을 차지할 수 있고, 더 큰 힘을 확보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러한 사회적인 현상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계십니다.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 … 네 속옷을 가지려는 자에게는 겉옷까지 내주어라. … 누가 너에게 천 걸음을 가자고 강요하거든, 그와 함께 이천 걸음을 가주어라. 달라는 자에게 주고 꾸려는 자를 물리치지 마라.”(마태 5, 39-42)
우리는 이런 예수님의 말씀 앞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요?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은 인간과 다르기에 이런 소리를 하시는 것이겠지?’ 하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는가요? ‘참 좋은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나는 그렇게 살 수 없어.’ 라고 생각하며 예수님의 말씀을 뒤로한 채 우리는 여전히 세상의 방식대로 다른 이들과 경쟁하며 이기려하고 있지는 않았는가요?
그러나 오늘 제2독서의 바오로 사도는 이러한 우리의 안이한 생각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예수님의 말씀대로 살 수 없다고 생각하는 우리에게 “여러분이 하느님의 성전이고 하느님의 영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모릅니까?”(1코린 3,16)라고 이야기함으로써, 언제나 하느님의 영과 함께하셨던 예수님처럼 우리도 하느님의 영과 언제나 함께하기에 우리의 삶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이루지 못할 이유가 없음을 이야기합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겠다고 약속하신 분이십니다. 그리고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하느님을 우리의 마음속에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미 하느님께서 머무르시는 하느님의 성전인 것입니다. 진정 우리가 하느님과 함께 있음을 믿고 있다면, 우리는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세상의 지혜, 세상의 논리가 아니라 하느님의 진리에 따르는 삶으로, 우리가 하느님의 성전임을 증명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하느님의 말씀과 그분의 진리가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과 극명하게 충돌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은 온전한 자기희생과 이웃에 대한 사랑, 원수에 대한 사랑까지 요구하시는데, 현실의 우리는 그러한 하느님의 뜻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할 것입니다. 나의 순간적인 이익을 위해서 현세의 평안을 위해서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 앞에 갈등하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럴 때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어떻게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고, 하느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생각하며, 우리의 삶을 다잡을 수 있어야할 것입니다. 나를 위해 몸소 이웃사랑과 하느님 사랑의 모범을 보여주셨던 예수님을 기억하며, 우리는 그러한 세상의 유혹 앞에서 당당히 하느님의 말씀과 그분의 뜻을 따라 살아갈 수 있어야할 것입니다.
목성동 본당 보좌 박지훈 디모테오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