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주일에…”
안녕하세요! 교형 자매 여러분!!
교황 주일을 지내는 오늘, 독서와 복음은 생명과 죽음을 주관하시는 주님에 관하여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하혈병으로 오랫동안 고통 받으며 의사들의 치료를 받아 보았지만 점점 더 나빠지기만 했던 여인. 이 여인은 의학적으로나 경제적 정서적으로나 가진 모든 것이 바닥나 버렸습니다. 그러나 이 여인은 구원을 확신하였기에 예수님의 옷에 손을 대었습니다.
회당장 야이로의 딸 - 주님께서 병든 딸을 고쳐주시길 간절히 바라며 자신을 낮추는 야이로의 모습을 보면 세상의 모든 부모가 이와 같지 않을까. 딸이 사경을 헤매는데 주님께 무릎 꿇어 자비를 호소하지 않을 부모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야이로의 급한 마음과는 달리 느긋하십니다. 야이로는 예수님이 빨리 자기 딸에게로 가길 원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늑장으로 비보가 전해집니다. 딸이 죽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잠시 생각을 해봐야겠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정해놓은 일정과 시기에 주님께서 은총을 베풀어 주시길 원합니다. 그러나 오늘처럼 주님께서 우리의 급한 마음을 헤아려주시지 않아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아마 모르긴 몰라도 내 생각대로 되지 않았기에 주님의 사랑을 신뢰하지 못하고 원망할 것입니다. 늘 주님의 생각보다 우리 자신이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뜻을 헤아리기보다….
주님께서 야이로의 딸에게 가서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마르 5,41)고 명령하십니다. 그러자 딸은 죽음에서 일어납니다. 사람들은 놀랍니다. 병의 치유를 목격했던 사람들이 죽은 이의 부활을 본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딸의 치유를 청한 야이로와 가족들에게 치유보다 더 큰 죽은 이의 부활을 선물하셨습니다. ‘내가 생명과 죽음을 주관하는 권능을 지닌 너의 주님이다.’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주님의 사랑의 크기가 한이 없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고통받는 이, 죽음을 앞두고 좌절하고 있는 이에게 사랑을 베푸시는 예수님을 보며 문득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생각납니다. 교황님은 “우는 이들과 함께 울어 주고 기뻐하는 이들과 함께 기뻐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영혼 없는 목석같은 그리스도인이 되어선 안 됩니다. 하느님을 잃어버리고 자기 자신에만 몰두하는 영적 치매를 경계해야 합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사람들은 교황님을 ‘소통의 아이콘’이라고 합니다. 가난한 이, 어려움 속에 처한 이들과 대화하고 연대하시는 교황님의 모습을 봅니다. 따라서 교황님의 모습에서 예수님을 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교황주일을 맞이하여, 교황님께서 더욱 더 예수님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실 수 있도록 교황님의 영육간의 건강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아울러 우리도 교황님의 말씀을 따르며 교황님처럼 ‘소통의 아이콘’되어 봅시다!
청송 본당 장현준 에프렘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