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으로 전하는 복음
안녕하십니까? 교형자매 여러분, 오늘은 연중 제29주일로서 전교주일입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모든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하여 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올해 우리교구는 선교의 해를 맞이하여 “가서, 두려워하지 말고 선포하십시오”라는 사목표어 아래 각 본당에서 많은 선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각 본당에서의 활동의 방향이 어떤 기적을 전하는 활동이 아니라, 삶을 전하는 활동을 하고 있어 참으로 보기 좋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9월 어느 주일에 학교미사를 마치고 와룡사제관으로 돌아오면서 목성동 신자 분들이 ‘당신을 초대합니다’라는 어깨띠를 매고 ‘퇴계로’를 걸으면서 말없이 휴지를 줍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처음에 저는 ‘안막동 주민센터에서 용역을 나온 분들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주민센터가 주일에 주민들과 함께 참 좋은 일을 하는구나’라고만 생각하다가 어깨끈 뒷면에 ‘목성동 성당’이라는 글을 보고 참 자랑스러웠습니다. 지역민들이 주일에 주변을 함께 정리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참 좋은 일인데, 신자분들이 선교를 목적으로 그렇게 지역을 청소하는 모습이 ‘참 좋은 선교의 모습이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 복음에 예수님도 기적을 전하라고 하지 않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20)라고 말씀하고 계시는데, 제가 본 모습이 바로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삶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가르치고, 지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은 생각들이 참 다양하게 많고 또한 거기에 대한 주관들이 뚜렷하여 말로서 무엇을 전하기는 참 힘든 세상입니다. 전교는 그래서 참으로 삶으로 전해야 함을 깨닫게 됩니다. 말과 생각은 많지만 실천하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도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갈라 5,6)에 대하여 강조하였습니다.
우리는 오늘 모든 민족들이 세례를 받기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민족들을 복음화’하는 길을 하느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전달하여 주셨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우리의 삶을 통하여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복음화는 바로 우리가 전적으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처럼 행동하고, 예수님처럼 생각하고, 예수님처럼 기도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도 모든 민족들이 예수님의 생각과 맘으로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전교하여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하여 우리가 먼저 그런 삶을 살아내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사람들은 우리를 보고 그리스도인이라고 부를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실천을 통하여 그리스도인은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삶으로 이것을 전해야 하겠습니다.
가톨릭상지대학교 교목처장 이희복 미카엘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