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 하더냐?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세상에서 말하는 예수와 함께 살고 있는 이들이 생각하는 예수님을 말하라 하십니다.
세상에서 말하는 예수님은 인간의 체험과 역사들 속에서만 살필 수 있어서 누구의 삶과 행적이 닮아있다의 이야기 밖에 말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제자들의 수장 베드로가 나서서 말합니다. “스승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마태 16,16)라고.
인간의 이성은 보고 듣고 체험한 사실들 안에서 작용을 합니다. 그런데 듣지도 보지도 못한 하느님에 대해서, 또한 살아있으며 그분의 아들이라고 그리스도로 고백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이러한 신비스런 답을 하는 베드로에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마태 16,17)
“바르요나”는 요나의 아들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살과 피는”는 한계를 지닌 인간 전체를 말합니다. 따라서 인간의 지성과 이성 모두를 동원해도 알 수 없는 답을 말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하느님의 계시 덕분이었다 말씀하십니다.
요즘 세상에서 서로가 최고의 지성인임을 자부하며 경쟁하고, 또 그러한 지성의 자부심으로 신앙을 무시하며 사는 이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하느님으로 고백하는 이들은 멍청하게 보입니다. 세상의 많은 지성인들에게 하느님 나라와 그 신비를 전하기에는 너무나 힘든 세상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그들의 지성으로 판단할 참된 진리, 참된 선, 참된 아름다움을 보여줘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것은 또한 베드로부터 이어오는 교회의 고백 속에 하느님은 살아있다고 세상을 향해 증명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사랑도 연민도 시간이 조금 흐르고 나면 옅어지고 정치적 소음만 가득해지는 요즘에 아프고 약한 이들은 하느님이 살아계신지 궁금해 할 것입니다. 살아계신 하느님을 그들에게 깨달으라고 강요할 것이 아니라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찾아오신 그 하느님을 증거할 의무가 우리 교회에 있는 것입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예수를 닮은 사람을 찾으라고 말합니다. 교황을 볼 때마다 우리는 영원한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연상하게 됩니다.” (뉴욕 대교구장 돌란 추기경)
“예수를 닮은 사람을 찾으시오.” 이러한 말은 지금 교황님을 선출하기전 교황 선출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그 결과로 선출된 분이 바로 프란치스코 교황님이십니다.
베드로와 그의 후계자들은 스스로 고백했던 살아계신 하느님을 예수님 앞에서 뿐만 아니라 세상을 향해 고백해야할 사명을 가집니다.
세상 모든 이들을 향해 하느님의 생사의 궁금증을 가진 이들에게 예수님 닮은 모습을 한 거룩한 인간, 종들의 종으로서 오늘도 답하며 보여주며 살고 있습니다.
가톨릭 신자 뿐만 아니라 세상 많은 사람들이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사랑하는 듯합니다. 그것은 어쩌면 그의 개성이 특별나서가 아니라 예수님스럽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예수님스럽다는 말은 가난한 이와 함께, 정의와 함께, 평화와 함께, 불의 앞에서 용맹스러움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스러움은 단지 교황님에게만 적용되어야할 말은 아닙니다.
하느님은 살아계시다고 은총 속에 고백할 수 있는 모든 신자들은 각자의 예수님스러움으로 연민과 위로가 없고 정치이야기만 가득한 이 나라를 감동시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세월호를 통해 이 나라는 이제 지겹다고, 이만큼 함께 울어주었으면 됐지 않냐?고 연민을 접으려 합니다. 하지만 약한 그들은 아직 못다 울었습니다.
태화동 본당 차광철 베다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