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자유와 행복으로 인도해주는 참된 종교
오는 8월에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방한을 하시고 일정 중 8월16일에 124위 시복식을 거행하십니다. 우리 한국교회의 큰 경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한국에 오셔서 병인박해(1866년) 순교자 103명을 성인으로 시성하셨지만, 선교사들이 국내에 파견되기 전에 한국 천주교회를 일궈낸 인물들은 당시 누락됐었습니다. 이번에 시복되시는 124위의 순교자들은 신해박해(1791년)부터 병인박해(1866년)까지 순교하신 한국 천주교 초기 신자들입니다. 첫 대규모 박해로 기록되는 신유박해(1801년) 순교자가 53명으로 가장 많고, 기해박해(1839년)를 전후한 순교자 37명, 병인박해 순교자 20명, 신유박해 이전 순교자가 14명입니다. 이분들은 모두 피로써 신앙을 증거한 분들입니다. 또한 이분들은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마태10,22)라는 주님의 말씀에 희망을 걸고 주님 곁을 떠나지 않으신 분들입니다.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을 앞둔 이 시기에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삶을 다시 한 번 살펴봅니다. 15살의 어린 나이에 고국을 떠나 먼 타국에서 사제의 길을 준비하시여 마침내 한국인 최초의 사제로 탄생하십니다. 하지만 고국에 돌아와서 겨우 1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사목활동을 하시다가 체포되어 스물여섯의 젊은 나이로 새남터에서 순교하십니다.
신부님의 옥중 편지 중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나는 천주교가 참된 종교이므로 믿는 거요. 우리 종교는 하느님을 공경하라고 가르치고 또 나를 영원한 자유와 행복으로 인도해 주오. 나는 배교하기를 거부하오.”
김대건 신부님께서는 우리 천주교야말로 영원한 자유와 행복으로 인도해 주는 참된 종교라고 말씀하십니다. 신부님께서 그렇게 당당하게 말씀하실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확고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믿음으로 말미암아 비록 육신은 갇혀있었지만 영혼은 자유로우셨습니다. 영혼이 자유로우셨기 때문에 시퍼런 칼날 앞에서도 행복한 모습을 잃지 않으셨던 것입니다. 지금 여기에서부터 영원한 자유와 행복을 추구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신부님의 이런 당당한 모습과 사제인 제 자신의 모습을 비교해 봅니다. 제 자신은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해 세상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가를 생각해 봅니다. 세상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울 때 지금 여기에서부터 영원한 행복을 맛볼 수 있을 터인데 아직까지 너무 부족한 모습인 듯하여 부끄럽습니다.
지금 이 순간 내 자신이 행복하지 못하고 불안해한다면 우리는 그 무엇엔가 사로잡혀 있는 것입니다. 우리 영혼이 죄악의 쇠사슬에 묶여있는 한 우리의 영혼은 자유롭지 못하여 영원한 행복을 맛볼 수 없습니다. 신부님께서 말씀하신 영원한 자유와 행복에 다다를 수 있도록 죄악의 쇠사슬을 끊어버려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시련이 닥칠 것입니다. 하지만 영원한 자유와 행복을 위해 끝까지 견디어 내어야 합니다.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마태 10,22)
진보 본당 김정현 마태오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