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래아에서 만나리라
1. 알렐루야!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거룩한 밤입니다. 죄인으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던 예수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세상 사람들에게 할 말이 생겼습니다. 그것은 십자가는 더 이상 저주가 아니라 생명으로 가는 길이라는 사실입니다. 세상 어둠이 그리스도의 빛으로 밝아졌습니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운명으로 태어나기에 죽지 않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나 죽을 인간인 우리들에게 희망이 생겼습니다. 우리 주님께서 다시 살아나셨기 때문에 우리도 주님을 따라서 믿음으로 살아가면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것입니다. 이제 죽음은 마지막 말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으로 나아가는 길임이 밝혀진 것이며, 예수님을 믿고 그분의 말씀을 실천하면서 살아간다면 희망이 있다는 것입니다.
2. 우리는 사순절을 지내며 오늘을 준비해왔습니다. 예수님의 수난에 깊이 동참하며 은혜로운 시기를 거룩한 마음으로 지냈습니다. 매주 금요일에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면서 주님 수난에 동참하고 흐트러졌던 신앙생활도 바로 잡기로 결심했습니다. 며칠 전에는 판공성사를 보면서 부족했던 우리 삶도 반성했고, 더 성실하게 살아가기로 결심했습니다. 가족들에게 소홀했던 점을 되돌아보았고, 더 사랑하기로 결심하면서 주님께로 돌아가고자 회개하고 주님을 내 가슴 속 가장 깊은 곳에 모시고, 그분의 사랑으로 만나는 사람들을 사랑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우리 안에 일어나고 있는 부활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주님께서는 죽으셨다가 다시 살아나셨으며 우리 신앙의 핵심은 주님 부활입니다. 이는 참으로 놀랍고 신비로운 사건이며 예수님 가까이에 있던 제자들과 여자들은 주님의 부활소식에 몹시 두려워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들에게 빈 무덤과 천사의 말로 부활을 증명해 보이시고 우리에게 믿음을 요구하십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부활을 어떻게 알아듣고 믿어야하며 부활을 믿는 사람의 삶이란 어떤 것이어야겠습니까? 주님의 부활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줍니다. 첫째는 부활을 통해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사랑은 서로 사심없이 사랑하는 세상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로 주님의 부활을 통해서 우리도 부활의 생명을 누리게 되었으며 모든 사람이 하느님 앞에서 평등하게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셋째로 주님의 참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주님은 참 사랑이셨고 오로지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해서 일평생을 사신 분이고 노심초사하신 분입니다. 그리고 사랑과 정의를 말씀으로만 하신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하신 분입니다.
4. 이제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갈릴래아로 가십니다. 주님께서는 내가 다시 살아났으니 예루살렘으로 가서 유다를 혼내고 빌라도를 혼내고 모여서 싸우자는 말씀을 하신 것이 아니라 갈릴래아에서 만나자는 약속만 하십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갈릴래아는 어떤 곳입니까? 갈릴래아는 주님께서 하느님 나라 운동을 처음으로 시작하신 곳이며 제자들과 함께 뒹굴었던 삶의 터전이며 세리와 창녀와 병자들이 공존하는 가난한 이들이 있는 곳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그곳에서 이웃들과 어울리며 살아가라고 부탁하시고, 그곳에서 당신을 보여주시겠다고 하시고 만날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주님을 만나고 싶은 이들은 우리의 갈릴래아로 가야합니다. 주님 부활의 생명과 구원이 움트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따라가는 삶을 추구하고 이룩해야 할 것입니다. 갈릴래아에서 시작된 하느님 나라는 작고 초라한 모습으로 시작되었지만 결과는 엄청나게 크고 풍부한 것이었습니다. 우리도 부활하신 주님을 모시고 주님 안에 살아간다면 그 시작은 작을 지라도 어떤 모습보다도 아름답고 멋진 사랑과 믿음의 공동체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분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습니다. 이제 여러분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가실 터이니, 여러분은 거기에서 뵙게 될 것입니다’(마태 28,7)
계림동본당 김한모 바오로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