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
오늘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구원 사업을 완수하시고 40일 만에 하늘나라로 올라가셨음을 기리는 주님 승천 대축일입니다. 사도행전에는 예수님의 승천을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을 하시고 사도들이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오르셨는데, 구름에 감싸여 그들의 시야에서 사라지셨다.”(사도 1,9)고 증언합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사도들은 겁쟁이처럼 숨어 지냈습니다. 예수님이 승천하실 때까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성령께서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 그리고 땅 끝에 이르기까지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사도 1,8)라는 마지막 말씀을 남기시고 승천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것은 첫째, 하늘에 가시어 천국 문을 여시고, 사람을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천상의 길을 개척하신 것입니다(요한 14, 2-4). 둘째, 성령을 우리에게 보내주시기 위해서 입니다. 주님의 승천으로 성령이 강림하고 교회가 있게 되었습니다(요한 7, 39). 셋째, 예수님은 당신 자신의 승천을 통하여 속죄 재물로 바침으로써 변화무쌍한 세상 영역을 벗어나서 완전무결한 천상 세계에 속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히브 7,26-28 ; 9, 23-25) 다시 말해, 예수님은 바로 만물을 충만케 하시려고 가장 높은 하늘로 올라가신 것입니다.”(에페 4,10). 곧 인류 구원사업을 완성하시기 위함이었습니다.
승천하신 주님은 어느 한 곳에만 머무르지 않고 온 우주에 언제나 함께 계시는 하느님이 되셨습니다. 바로 이 우주적 성격 때문에 주님이 시간을 초월할 뿐 아니라 우주에 대한 최고의 권능을 지니셨다는 사실이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특히 바오로 사도는 여러 편지(1고린 15, 24 ; 골로 3,1-4)에서 주님이 하늘의 모든 세력에 대해서도 승리자요, 만물을 하나로 묶어 그 머리가 되었음을 명백히 밝히고 있습니다. 하늘이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만 있지 않은 것처럼, 예수님께서는 온 세상을 뒤덮고 있는 하늘로 오르시어 세상 만물의 주인이 되셨습니다. 승천하신 예수님께서는 언제 어디서나 모든 사람이 만날 수 있는 분이 되신 것입니다. 이것은 주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계시지만, 또 언제나 우리 자신을 초월해 계신다는 사실을 함께 말해주는 신앙입니다.
“갈릴래아 사람들아, 왜 하늘을 쳐다보며 서 있느냐?
너희를 떠나 승천하신 저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신 모습 그대로 다시 오실 것이다.”(사도 1, 11)
천사의 이 말은 승천의 의미를 간결하게 설명할 뿐 아니라, 세상 끝날에 다시 오시는 예수님의 재림을 설명합니다. 그리스도는 뽑힌 이들을 위하여 먼저 승천하시어 자리를 준비한 다음 다시 내려와서 그들과 함께 하느님 나라에 올라가 영원한 삶을 살게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의 중요한 임무는 선교 사명입니다. 신자들은 ‘하늘만 쳐다보지 말고’ 세상에 나가 시간을 내어 열성적인 선교 사명을 실천한 다음, ‘다시 오실’ 그분을 맞이해야 합니다. 따라서 교회의 시기는 바로 선교의 시기이며, 그리스도인 우리 각자의 사명은 주님을 증언하는 것입니다.
가톨릭상지대학교 김기현 모이세 신부
